최정우 빠졌다고 끝이 아니다…국민연금 성낸 '후추위' 그대로
'최대주주' 국민연금 "기존 사외이사로만 구성, 정당한가" 비판…KT 사태 재현 가능성 여전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3연임 도전을 놓고 논란을 빚어온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오는 3월 선출할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포스코 차기 수장 선출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6.71%)이 문제로 제기한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구성원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KT 사태 때처럼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열린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제4차 회의에서 그간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조회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으며, 이 안에 최정우 현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8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스스로 후보군에서 제외해줄 것을 후추위에 요청했는지, 후추위의 독자적 판단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날 결정으로 인해 최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끝내게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행사를 비롯한 정부 행사에 자산순위 5위의 대기업집단 총수가 줄곧 초청받지 못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노출해 온 점에서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는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관심사였다.
다만 최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는 남아 있다.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단독으로 우선 심사를 받게 하는 특혜성 규정을 없애는 등 절차적 개선을 이뤘지만,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이 최 회장 재임 기간에 선출된 인사라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며 "기존의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기구가 공정하고 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지는 주주·투자자와 시장에서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후추위의 구성뿐 아니라 회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하지 않는 비공모 방식 자체도 문제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후보인선자문단을 신설해 공정성을 기한다고 하지만 말그대로 '자문' 역할일 뿐이라는 점도 한계다. 이때문에 업계에선 후추위 구성 등 회장 선임 절차가 추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KT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며 정부의 입장을 반영했다. KT의 최대주주 역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KT 이사회가 구현모 당시 대표를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로 선정하자 '절차적 투명성'을 문제 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이사회는 구 대표 연임을 백지화한 뒤 원점에서 다시 재공모 절차를 밟은 끝에 윤경림 당시 KT 사장을 후보로 올렸지만 국민연금은 또다시 반대했다.
구 대표가 본인 영향력이 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곳에서 구 대표와 가까운 인사인 윤 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세웠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결국 KT가 최대주주의 추천을 받은 새로운 사외이사를 꾸린 이후 국민연금은 현재 대표인 김영섭 후보자에 찬성했다.
결국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후추위의 구성 자체에 변함이 없다면 최 회장이 아닌 다른 인사가 회장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국민연금이 또다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단 후추위는 최 회장을 배제하는 선에서 국민연금 및 정부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언제든 다시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남은 셈이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이날 "포스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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