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명 전기차 공장서 신년회…정의선 “지속가능한 미래 열어야”
지난해 ‘전기차 리더십’을 강조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는 그룹의 첫 전기차 공장인 기아 광명 오토랜드 공장에서 신년회를 열었다.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전략사업을 소개하는 등 전동화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기업의 정체성을 점차 확장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3일 아침 8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 공장)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고객·인류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보안의식”을 강조했다. 후대에 부끄럽지 않게 지구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최고의 품질을 유지·관리하는 것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만들어 낸 기술 성과 등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또 “고통 없이는 결코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며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분들이 건강한 체질과 체력을 만들었을 때, 우리는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년회는 미래 전기차 공장의 모범이 될 기아 광명 오토랜드에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6월 가동 예정인 기아 광명 공장은 기아 공장의 심장 같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1973년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로 생산되는 일관공정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설립됐다. 봉고, 프라이드, 카니발 등 기아의 대표 차량을 생산했고 지난해에는 전기차 최초 7인승 스포츠실용차(SUV)이자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이브이(EV)9을 생산했다.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던 광명 2공장을 대대적으로 고쳐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재탄생시킨 이곳은, 지난 11월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서 공개한 제조 혁신 기술과 공법들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브이(EV)3과 이브이(EV)4 등 3천만원대 전기차를 연간 15만대 생산해 전동화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미래 과제도 품은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는 줄곧 서울 강남구 양재동 사옥 강당에 모여 신년회를 했다. 그러다 지난해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방식으로 했다. 그 전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만 했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이곳(광명)에서 출발하여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년사를 통해 자동차 이상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를 꿈꾸는 것을 선명하게 밝혔다. 정 회장에 이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김흥수 세계전략책임자(GSO·부사장)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항공모빌리티를 총괄하는 신재원 에이에이엠(AAM) 본부장(사장)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2021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랩을 통해 환경 적응력이 높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잘하는 로봇 기술을 진보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프로세스의 체계화, 핵심 부품의 원가 경쟁력과 품질 확보와 함께 수요자의 다양한 필요에 대응할 수 있는 로봇 생산과 시장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재원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본부장은 “시장이 본격 열리는 2028년 진입을 목표로 항공업계와 동등한 수준의 안전 기준과 기존에 보유한 대량생산 기술, 품질관리 역량을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가진 기체를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동화·수소연료전지·자율주행 분야의 첨단기술력을 미래항공모빌리티에 활용한다는 포부다. 오는 9일(현지시각) 개막하는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기체를 공개한다.
정 회장은 신년회장에서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에서 무엇을 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의료 등 여러가지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421만6680대, 기아는 308만5771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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