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엔진 원리로 샤워기 물 절약 … 지속가능한 미래기술 경쟁

기조연설로 본 CES
건설현장 자동화 기술 청사진

◆ CES 2024 ◆

올해 열리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가전과 모빌리티뿐 아니라 화장품·유통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총출동해 기술 향연을 펼친다. 올해 기조 강연을 맡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신기술 적용에서 한발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ES에서는 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회장 겸 CEO를 비롯해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 패트릭 겔싱어 인텔 CEO, 게일 부드로 엘레반스헬스 CEO 등 기술·서비스, 유통, 반도체, 헬스케어 분야 기업 CEO들이 기조강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또한 CES 역사상 최초로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가 기조강연 무대에 선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기조 강연 무대에 올라 지속가능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HD현대의 기술 전략을 발표한다.

8일(현지시간) 기조강연에 나서는 부시 CEO는 산업용 메타버스 같은 디지털 기술의 이점과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세상이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지멘스는 올해 '디지털 트윈'의 장점에 대해서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 똑같은 환경을 메타버스 공간에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나 잠재적인 위험 등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뜻한다.

화장품 기업으로는 처음 CES 기조 강연에 나서는 이에로니무스 CEO는 기술이 바꾸는 뷰티 산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로레알은 CES 혁신상을 9차례나 수상한 만큼 다양한 기술을 화장품 산업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로켓 엔진 분사 원리를 물줄기에 적용해 물방울이 충돌하며 균일한 크기로 분사되는 샤워기가 대표적이다. 이 샤워기를 사용하면 기존 샤워기 대비 물 사용량을 8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로레알은 이처럼 기술을 통해 누구도 뷰티 상품에서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도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CES 기조강연 무대에 오른다. 맥밀런 CEO는 월마트의 디지털 전환이 지역사회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또한 월마트가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비전도 소개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기조강연을 하는 정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 우선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정 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주제로 무인화·자동화 기술력을 이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 현장 관제 솔루션, 원격제어 기술 등 청사진을 제시할 방침이다.

HD현대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3D 업종과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건설 현장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