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통해야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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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탈 때마다 문득 생각나는 두 기업인이 있다.
'자동차는 달리는 국가다'라며 독자 모델을 개발해서 대부분의 택시를 현대차로 만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과 택시를 이용할 때 만나는 카카오T를 한국에 선보인 카카오의 김범수 센터장이다.
김범수 센터장도 토종 IT 기업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김범수 센터장이 정주영과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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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탈 때마다 문득 생각나는 두 기업인이 있다. '자동차는 달리는 국가다'라며 독자 모델을 개발해서 대부분의 택시를 현대차로 만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과 택시를 이용할 때 만나는 카카오T를 한국에 선보인 카카오의 김범수 센터장이다. 정주영 회장은 전쟁 후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한국 토종의 글로벌 기업 초석을 닦았다. 김범수 센터장도 토종 IT 기업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정주영 회장은 많은 위기 속에서도 '사업보국'이라는 가치관을 전파하며 국민의 지지를 얻었고, 그의 도전정신은 전설로 남았다. 김범수 센터장은 혁신을 기반으로 전 국민이 편하고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디지털 플랫폼 회사를 만들었다. 다만 급속 성장으로 대기업 반열에 들어선 회사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못 미쳐 심도 있는 쇄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김범수 센터장이 정주영과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 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이 마주하는 환경은 경제적 성과를 가늠하는 시장만이 아니다. 기업은 시장 전략을 넘어서 정치적·사회적 영역, 즉 비시장 환경의 변화에 조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비시장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월마트에 대해 "나는 그곳에서 쇼핑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성공적인 초대형 기업으로 '소비자를 위한 십자군'을 자처한 월마트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인식이 담겨 있었다. 월마트는 '냉혹한 괴물'이라던 사회적 비판을 수용해 종전의 성공 모델인 경영 방식을 바꾸었다. 창업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유명한 슬로건 '언제나 낮은 가격, 언제나'도 고객 중심의 가치를 담은 '비용 절감, 더 나은 생활'로 바꿨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를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영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여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여러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미셸 오바마는 "월마트가 무엇이 가능한지를 잘 보여주었다"며 변화를 지지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2500년 전 공자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심취해 읽은 주역의 한 구절이다. 세상이 늘 변화하니 자기를 지키려면 세상과 함께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경영 혁신을 꾀하기 위해서 40대 여성 CEO 후보자를 선임하여 신선한 출발을 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변해야 하는데 어떻게 얼마만큼 변해서 누구와 통해야 하는가가 핵심이다. '카카오는 더 이상 벤처기업이 아니다'란 현실 인식은 카카오의 변화와 성숙을 위한 출발점이다. 카카오는 다른 기업이 넘보기 어려운 훌륭한 신화와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산을 가지고 또 다른 성공신화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카카오 경영진의 자기진단에 달려 있다.
[이보형 마콜컨설팅그룹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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