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소지 감지부터 분리수거까지···'AI 로봇' 일상 속 파트너로 [CES 2024]

서종갑 기자 2024. 1. 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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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24 3대 트렌드 ② 로봇 트랜스포메이션
로봇 두뇌 'AI 기술' 발달 눈부셔
정해진 임무 벗어나 능동적 판단
매장직원없이 조리·서빙도 가능
실생활에서 업무 효율성 높아져
독일 보쉬 총기 감지 시스템.
두산로보틱스 오스카 더 소터.
모빈 M3 배달 로봇.
캐나다 스타트업 SJW로보틱스의 무인식당 로봇 ‘로웍’ 이미지.
[서울경제]

‘지니의 램프 속에서 로봇이 뛰쳐나왔다.’

로봇 산업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해를 로봇 대중화의 원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속속 등장하며 제조업 공장 등 산업 현장에 국한됐던 로봇의 쓰임새가 일상 속 모든 공간으로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는 뜻이다.

변화의 물결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다. 정해진 임무만 수행하던 기존 로봇과 달리 다양한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보틱스 기술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올해 CES 로보틱스 부문의 특징은 AI가 탑재돼 실생활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똑똑한 로봇’의 등장이다. 지난해만 해도 CES에서 로봇 기술은 ‘힘’과 ‘움직임’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류창고 직원, 배달부 등이 육체노동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웨어러블 로봇 ‘크레이 엑스’나 양팔을 서로 다르게 움직일 수 있고 최대 8파운드의 물건을 드는 ‘애오’ 등이 대표적이다. 상용화 측면에서도 갈 길이 멀다고 평가받았다.

반면 올해는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가령 독일 보쉬가 기존 보안 카메라에 AI 기술을 탑재한 총기 감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사·쇼핑몰·학교 등에서 보안요원을 대신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인식해 빠른 대처를 돕는 것이다. 국내 기업인 두산로보틱스가 내놓은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재활용 분리수거 로봇 ‘오스카 더 소터’, 국내 스타트업 모빈이 선보인 무인 배달 로봇 ‘M3’ 등도 배달기사의 노동을 대신해줄 로보틱스 기술로 손꼽힌다. 캐나다 스타트업 SJW로보틱스가 내놓은 ‘로웍’은 요리사 없는 진정한 ‘무인 로봇 식당’을 가능하게 할 기술을 선보인다. 로봇 기반 자동화 음식 판매 기계로 인력 투입 없이 조리와 서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보쉬와 SJW로보틱스의 로보틱스 제품은 올해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올해 CES에서 소개되는 로보틱스 기술의 특징은 모두 서비스용 로봇이라는 점이다. 로봇은 용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공장 등 제조업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산업용 로봇과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용 로봇이다. 청소·안내·물류·배달·의료·군사용 로봇이 대표적인 서비스용 로봇이다. 로봇 산업 초기만 해도 자동차 등을 만들 때 필요한 산업용 로봇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들어 갈수록 로봇 수요가 다양화하면서 서비스용 로봇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로보틱스 산업 규모는 370억 달러로 이 중 서비스용 로봇 비중은 75.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90억 달러에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100억 달러로 정체인 데 반해 서비스용은 올해 290억 달러에서 2028년 350억 달러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용 로봇의 급격한 성장은 AI 발달과 궤를 같이한다. 기존에도 로보틱스 기술은 있었지만 일상 공간에서 사람의 노동을 대체할 정도의 인지·판단 능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똑똑한 서비스용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됐고 사람이 하던 노동을 일부 대체하게 된 것이다.

테슬라와 현대차그룹도 서비스용 로봇 시장을 잡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12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세대(Optimus-Gen 2)’의 최신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손가락으로 계란을 집어 물이 끓는 냄비에 집어넣는가 하면 안정적으로 스쿼트 자세까지 취하는 등 AI 기술을 활용한 압도적인 개발 속도로 전 세계 로봇 공학자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 9월 말 시제품인 옵티머스를 공개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이 풍요로운 미래, 빈곤이 없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성능이 우수한 옵티머스를 수백만 대 양산해 3~5년 이내에 2만 달러(약 2600만 원) 이하로 주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2022년 CES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생산 현장에서부터 로봇을 배치하고 있다. 스팟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투입해 공장 위험 요소 모니터링에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난해 11월 공개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통해서는 대다수의 작업을 로봇이 담당하고 사람은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만 내리는 식으로 미래형 ‘스마트팩토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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