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술 뒤 회복 집중...경찰, 피의자 주거지 등 압수수색
[앵커]
어제(2일) 60대 남성에게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체포한 피의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정치권에선 피의자의 '당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치부 박기완 기자와 관련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제1야당 대표의 갑작스러운 피습 소식에 정치권도 충격에 휩싸였는데, 먼저 어제 상황부터 간략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부산에서 새해 일정을 진행하던 이재명 대표는 어제 오전 10시 반쯤 60대 남성의 흉기 공격을 받았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한 60대 남성이 사인해달라며 지지자인 척 다가와 이 대표의 목에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당시 시민과 당직자들이 서둘러 상처 부위를 지혈하며 응급조치에 나섰고,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피의자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 어제 수술을 마쳤는데 현재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 대표는 어제 곧바로 부산대 병원에 이송됐는데요.
이후 현지 의료진과 가족들의 의견에 따라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진 뒤 2시간여에 걸쳐 수술을 받았습니다.
민주당은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됐고,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많아 관 삽입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오늘 오전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 건강 상태를 설명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정식 /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 당초 수술이 한 시간 정도 예정돼 있었는데 예상보다 2시간 가까이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경정맥 손상이 많이 있었고, 그리고 혈전, 정맥에서 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아서 수술 시간이 길어졌고요.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나서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치료 중에 있고….]
조금 전 권칠승 수석대변인과 의사 출신으로 인재 영입된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추가 브리핑도 있었는데요.
의료기록을 열람한 결과 흉기가 이 대표의 피하지방층과 근육층을 모두 관통한 자상으로 확인됐고, 내경정맥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각종 지표는 양호하지만 당분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항생제와 진통제 등 회복을 위한 약물을 투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고비는 넘겼지만, 조금 더 건강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거네요.
[기자]
네, 저도 오늘 오전 이재명 대표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 다녀왔는데요.
일단, 이 대표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황이라 면회는 가족 한 명만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천준호 비서실장 등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는 당직자들도 이 대표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시절 3총리 가운데 1명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오늘 아침 병원을 찾았습니다.
면회가 안 되더라도 이 대표 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부겸 / 전 국무총리 : 이 정치테러 행위가 용납되어선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어렵게 온 국민이 여기까지 지켜오고 키워온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행위입니다. 특히 그 대상이 제1야당 대표한테 가해진 이 정치테러,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되고, 분노하고….]
[앵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표의 공석 사태, 민주당에선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요?
[기자]
민주당은 처음 이재명 대표 피습 직후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오늘은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입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폭력과 혐오로 인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는데요.
특히, 경찰에 엄정 수사를 촉구하면서 축소 왜곡 시도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등의 허위 가짜뉴스는 명백한 '2차 테러'라며 대책기구를 통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정치적 자작극이라든지 등등의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거나 이런 사실상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하고 가짜뉴스죠. 두 번째는 명백하게 2차 테러입니다. 이 부분에서 당차원에서 대책기구를 통해서 법적 대응, 정치적 대응을 다 하겠습니다.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의 부재로 인한 당무 차질 우려도 일축했습니다.
당무 집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거라고 공언한 건데요.
특히 홍익표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YTN과 통화에서 이 대표의 복귀 시점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대표에게 조만간 공천과 인재 영입 등 당무를 보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준비했는데, 일정에 변동이 생겼습니까?
[기자]
네, 이재명 대표 피습으로 민주당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만큼 이낙연 전 대표도 거취 결단 시기를 잠정 연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르면 내일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언론 인터뷰 일정을 비롯한 모든 공개 일정을 미룬 상태입니다.
당내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해 말까지를 시한으로 이재명 대표 퇴진과 통합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고, 거취 관련 입장을 이르면 오늘 발표할 예정이었는데요.
이 또한 당 안팎의 여론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대통령실과 여당 분위는 어떻습니까?
[기자]
여권은 일단 정치 공방을 자제하고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예상됐던 신년 하례회가 열렸는데요.
윤 대통령은 거듭 테러는 자유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테러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 범죄행위를 넘어서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적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다시 한 번 모든 폭력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에 대한 발언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수사 상황도 알아보겠습니다.
경찰이 피의자 김 모 씨 자택 등에 대해서 압수수색에 들어갔죠?
[기자]
부산경찰청은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60대 남성 김 모 씨의 충남 아산시 소재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있습니다.
오후 1시 40분쯤부터 경찰 2개 조가 투입됐는데요.
특히, 김 모 씨의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 과정 등이 담긴 자료가 주요 압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도구를 준비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는데요.
김 씨는 흉기의 손잡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테이프를 감아뒀는데, 범행을 쉽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일부 동선도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지난 1일 열차를 타고 부산을 방문했다가 울산으로 향했고, 같은 날 부산으로 돌아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공격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 대표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김 씨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 내용은 더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오늘 중으로 살인미수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앵커]
피의자의 당적을 두고도 이야기가 많은데, 정치권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피의자 김 모 씨의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만큼 당적을 두고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단 정당 가입 여부에 대해선 각 당에 협조를 요청해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당적 공개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입니다.
민주당은 개인 정보가 포함돼 먼저 김 씨의 당원 여부를 공개하는 건 어렵다며, 경찰의 요청에 따르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민의힘도 같은 입장입니다.
특히, 피의자의 정당 가입 이력 등을 놓고 양극단의 혐오 정치로 몰아가려는 불필요한 논쟁은 지금 상황에 어떤 도움도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는 연달아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고요?
[기자]
네, 이재명 대표가 출석해야 하는 재판은 모두 3개입니다.
먼저 고 김문기 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인터뷰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고요.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의혹 등 뇌물·배임 혐의 재판, 그리고 검사 사칭 관련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청탁했다는 위증교사 사건 재판입니다.
많게는 일주일에 3차례씩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데, 이 대표 회복 정도에 따라 재판도 미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은 정확한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기일 변경 등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이 잡혀 있는데, 사실상 연기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박기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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