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천공기 외길 부철중공업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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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을 지으려면 가장 먼저 바닥을 다지고 기둥을 박아야 한다.
정영호 부철중공업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천공기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안전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며 자사 천공기의 우수함을 강조했다.
한번 얘기한 것은 절대로 어기지 않는 신뢰를 쌓아온 덕분에 오늘날 부철중공업이 40년 넘게 장수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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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보다 가격 경쟁력 월등
남극기지 건설땐 현지 제작도
건축물을 지으려면 가장 먼저 바닥을 다지고 기둥을 박아야 한다. 이 기둥을 어떻게 깊이 튼튼하게 박을 수 있는가가 건축물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부철중공업은 기둥을 박기 위한 구멍을 뚫는 천공기를 만드는 업체다. 1977년 창업했고, 1994년 천공기 개발에 착수해 30년 가까이 천공기에 매달려온 기업이다. 정영호 부철중공업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천공기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안전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며 자사 천공기의 우수함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어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수입 천공기와 비용 정산을 해봤더니 비슷한 성능의 장비를 썼을 때 자사 장비가 한 달에 3000만원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가성비가 탁월한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얼어붙은 남극 땅도 부철중공업 천공기에는 큰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정 대표는 "1988년 남극에 세종기지를 증설하기 위해 천공기가 필요했는데, 그곳에는 항구가 없어 거대 장비인 천공기를 하역할 장소가 없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우리 회사 부품을 싣고 남극에 가서 현장에서 장비를 제작해 기둥을 박았다"고 밝혔다. 당시 정 대표는 직접 기계 부품을 싣고 배에 올라타 남극에 가서 부품을 조립해 열흘 만에 현지에서 기계를 만들어냈다. 그는 "전 세계 어떤 회사도 해내지 못했던 것을 한국의 한 회사가 와서 기계를 조립해 구멍을 뚫으니 다들 놀랐다"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국내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천공기가 대부분 외국산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본인 손으로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1994년 개발을 시작했다. 일본산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산이 통하겠느냐는 주변의 비아냥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 개발에 매달렸다. 이 같은 노력 끝에 1996년 천공기 자체 개발에 성공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해외에서 주문도 들어왔다. 2003년 캐나다 수출을 이뤄낸 데 이어 2010년 베트남, 중동, 아프리카, 몽골, 카자흐스탄 수출도 성공했다.
회사는 어느덧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철중공업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기반공사, 인도 화력발전소 기반공사, 한강 미사대교 등 다른 회사들은 '할 수 없다'며 두 손 두 발 다 든 공사를 척척 해내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정 대표는 성공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한번 얘기한 것은 절대로 어기지 않는 신뢰를 쌓아온 덕분에 오늘날 부철중공업이 40년 넘게 장수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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