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대국’ 일본…기시다, 지진 발생 5분 만에 “전력 다해 구조” 첫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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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과 이튿날 발생한 하네다공항의 항공기 충돌 사고로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지만, 일본 정부가 '재해 대국'다운 노련한 대응 능력을 선보이며 위기를 넘기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자료를 보면, 지진에 대한 첫 총리 지시가 내려진 것은 발생 5분 만인 오후 4시15분이었다.
한국에선 대형 사건·사고나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늑장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일본에선 그럴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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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대신인 내가 진두지휘를 하며 재해에 대응하겠습니다. 현재는 현지의 (피해) 정보를 전력을 다해 수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일 오후 5시17분.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북부를 강타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급보를 듣고 부랴부랴 총리 관저로 복귀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곧바로 기자들 앞에 나섰다. 3분31초 동안 이뤄진 이 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지진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드린다”고 인사를 건넨 뒤, 자신이 직접 이번 사태를 지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방재담당 부대신 등 내각부 조사팀이 자위대의 비행기를 타고 이시카와현의 중심도시인 가나자와시에 도착했으며, 자신이 직접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와지마시와 스즈시 시장과 통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오후 4시10분 지진 속보가 전해진 뒤 불과 1시간7분이 지난 뒤였다.
새해 첫날 발생한 강진과 이튿날 발생한 하네다공항의 항공기 충돌 사고로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지만, 일본 정부가 ‘재해 대국’다운 노련한 대응 능력을 선보이며 위기를 넘기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자료를 보면, 지진에 대한 첫 총리 지시가 내려진 것은 발생 5분 만인 오후 4시15분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지진해일(쓰나미)과 피난 등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전할 것 △긴급히 피해 상황을 파악할 것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대해 피난자들의 구명·구호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총리관저로 돌아오면서 정부의 대응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지자체장들과 대응 방침을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짧은 브리핑에 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진이 발생한 지 55분 만인 오후 5시5분 1차, 오후 7시2분 등 2차 기자회견에 나서 정보에 목말라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응답했다. 요미우리신문은 3일치에서 “기시다 총리가 새해 첫날 휴가를 중단하고 전 정부적인 신속한 대응에 힘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의 재빠른 재해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6년 4월14일 서부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하자 26분 만에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5일 동안 무려 9번이나 기자회견에 임해 정부의 상황 인식과 향후 대응 방침을 설명했다. 불과 2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논란으로 사회 전체가 큰 홍역을 치른 뒤였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의 발 빠른 대응은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한국에선 대형 사건·사고나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늑장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일본에선 그럴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일본 국정의 총책임자인 총리의 동정이 다음날 조간에 분 단위로 쪼개져 공개되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이태원 참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되면, 그 밑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 소재를 가릴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일본 사회의 대응이 빛난 것은 지진에서만이 아니었다. 2일 오후 발생한 하네다공항의 비행기 충돌 사고도 대형 참사로 발전할 수 있었지만, 일본항공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승객 379명 가운데 사망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승무원들이 “자세를 낮춰라”, “짐은 포기해야 한다”고 승객들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이후 비행기가 멈춘 뒤 비상구가 열리자 승객들이 비상용 슬라이드틀 타고 하나씩 탈출할 수 있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길윤형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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