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티라노'인줄 알았던 80년 전 화석 '신종 티라노'였다

박정연 기자 2024. 1. 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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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란거리였다.

학자들은 이 화석의 정체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종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화석에 남아있는 뼈를 분석해 티라노사우루스와 외형이 비슷하지만 크기는 훨씬 작은 별개의 종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로 추정됐던 이 화석의 '나이테'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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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티라누스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를 공격하는 모습의 상상화. Andrey Atuchin 제공

1942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란거리였다. 티라노사우루스와 유사한 구조를 가졌지만 크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백악기 흉포한 육식동물의 대명사인 티라노사우루스 성체는 12m에 육박하는 거구를 자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화석의 주인인 공룡의 크기는 기껏해야 5m에 불과했다. 학자들은 이 화석의 정체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종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80년이 지나 과학자들이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의 정체를 밝혀냈다. 화석에 남아있는 뼈를 분석해 티라노사우루스와 외형이 비슷하지만 크기는 훨씬 작은 별개의 종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수 십년 전 '나노티라누스'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존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던 공룡종을 확인한 것이다.

닉 롱리치 영국 배스대 교수와 에반 새타 미국 시카고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화석 연구'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로 추정됐던 이 화석의 '나이테'를 조사했다.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공룡의 뼈에는 성장 양상을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남는다. 고리 모양의 이 흔적은 유체 시절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넓은 간격으로 남지만 성장이 다 끝나갈 무렵에는 그 간격이 점점 촘촘해진다. 분석 결과 이 공룡 화석의 나이테는 좁은 간격으로 남아 있었다. 성장을 마친 성체의 화석이란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화석의 주인이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닌 나노티라누스란 결론을 내렸다. 화석을 기반으로 모델링한 결과 나노티라누스는 약 5m 크기에 몸무게는 약 900~1500kg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티라노사우루스보다 긴 팔과 큰 발톱을 지니고 있었다. 크기와 힘에 의존했던 티라노사우루스와 달리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으로 사냥감을 추적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나노티라누스는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으로 분류된다.

연구를 이끈 롱리치 교수는 "나노티라누스는 고생물학에서 논란이 많았고 6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공룡의 존재에 대해 회의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아직도 유명한 공룡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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