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금리에 세계 미술경매 한파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1. 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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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미술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의 명품(럭셔리) 경매는 역대 최고 판매 총액인 10억달러(약 1조3086억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초고가 미술 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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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소더비·크리스티 매출
전년보다 13% 감소 기록
공급부족에 초고가 판매 줄어

지난해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미술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가 새로운 수요로 몰려들었지만, 초고가 시장이 둔화되면서 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안전자산'인 미술품도 맥을 추지 못했다.

3일 미술전문지 아트뉴스에 따르면 세계 양대 경매사 소더비·크리스티의 2023년 매출이 142억달러(약 18조5508억원)로, 2022년 164억달러보다 1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술시장 분석기업 아트택틱에 따르면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옥션의 개인 판매를 제외한 경매 매출 합계는 2023년 112억달러(약 14조6764억원)로 2022년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매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부침이 심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 열린 10월 홍콩·런던 경매는 큰 충격을 줬지만, 11월 뉴욕과 홍콩 경매는 팽배한 비관 속에서도 선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크리스티는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22억달러 감소한 62억달러(약 8조11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25% 하락한 결과다. 하지만 크리스티는 '세기의 경매'인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자선경매 수익을 제외하면 7% 감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의 명품(럭셔리) 경매는 역대 최고 판매 총액인 10억달러(약 1조3086억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초고가 미술 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명작들이 큰손들의 수장고에서 많이 나오지 않은 '공급 감소'가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준 것을 짐작하게 한다.

크리스티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41%(작년 40%), 유럽·중동·아프리카가 31%(34%), 아시아가 28%(26%)를 차지했다. 중국 본토의 신규 구매자 수가 30%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기욤 세루티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역설적인 한 해였다. 어려운 거시 환경과 미술 시장 위축으로 인해 전년도의 기록적인 결과에 비해 판매 총액은 감소했다. 그러나 개인 판매는 증가했고 젊은 세대 고객이 경매에 유입됐다. 특히 아시아에서 Z세대 신규 구매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소더비는 전년 매출 80억달러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20세기 후반 이후 동시대 미술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필립스 옥션은 매출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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