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1도움' 황희찬, 살라와 BBC '이주의 팀' 선정 "공격력 물올랐다"

맹봉주 기자 2024. 1. 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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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황희찬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3일(이하 한국시간) 축구 전문가 가스 크룩스가 선정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와 20라운드 통합 '이주의 팀'을 발표했다. 황희찬의 이름이 포함됐다. 3-4-3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에 자리했다.

황희찬은 지난달 28일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서 이번 시즌 자신의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튼은 브렌트포드를 4-1로 대파하며 연승을 달렸다. 이날 황희찬은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골키퍼로부터 공을 빼앗아 빈 골문에 골을 넣었다.

이어 2-1로 앞선 전반 28분엔 골대 정면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로 한 번 접어 골키퍼를 속인 뒤 오른발로 마무리해 두 번째 득점을 해냈다. 올 시즌 첫 멀티골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3일 뒤 열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에버튼과 홈 경기에서는 1-0으로 앞선 후반 8분 마테우스 쿠냐의 추가골을 도와 울버햄튼의 3연승을 도왔다. 지난 한주 두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이주의 팀’엔 황희찬을 비롯해 쟁쟁한 선수들이 들어갔다. 먼저 스리톱으로 황희찬과 함께 모하메드 살라, 크리스 우드가 위치했다. ‘BBC’는 황희찬 선정 이유를 놓고 "황희찬의 강점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다. 공격력이 물올랐다. 울버햄튼은 이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황희찬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1-2022시즌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할 당시에는 이 정도의 영향력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 멀티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통해 울버햄튼이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잦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시즌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만큼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선발 자리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듬해 황희찬은 브루노 라즈 감독 체제에서 입지가 크지 않았다.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자 라즈 감독은 황희찬을 벤치로 내렸다. 출전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말았다.

▲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봐도 눈에 띄는 공격력이다.

후반기에 어느 정도 살아났다. 라즈 감독이 경질되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황희찬은 카타르 월드컵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소속팀에 복귀했다. 새 감독과 새롭게 출발하면서 득점포가 조금씩 터지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 밑에서 신뢰를 얻으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었다. 다만 로페테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구단 수뇌부와 불화로 구단을 떠나게 됐다. 황희찬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새로 부임한 게리 오닐 감독이 황희찬의 비중을 높게 가져갈지는 미지수였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큰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걱정은 기우였다. 브라이튼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벤치에서 출격해 골을 터뜨렸다.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전에 연속 골을 넣었다. 시즌 초반에는 벤치 출전 횟수가 많았던 황희찬이 리버풀전을 기점으로 선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황희찬의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통해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 황희찬을 두고 '코리안 가이'라고 언급하면서 황희찬의 별명이 생겼다. 황희찬이 골과 함께 승리를 이끌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올 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유가 있다. 어마어마한 골 결정력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황희찬의 골 결정력을 조명한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 첫 두 시즌과 올 시즌의 기록을 비교했다. 올 시즌 황희찬은 유효슈팅 12개를 기록 중이다. 그중 10골을 넣고 있다. 슈팅을 시도하면 대부분 골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정력 덕분에 득점 경쟁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구단의 역사까지 새로 갈아치웠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상 10골 이상 넣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이전에는 스티븐 플레처와 라울 히메네즈가 각각 두 시즌 동안 기록을 올린 바 있다. 또한 구단 역사상 가장 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게 됐다. 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10골을 넣었다. 이전에 가장 빠른 페이스는 2010-11시즌 플레처가 20경기를 뛰면서 10골을 넣은 바 있다.

기존 황희찬과 울버햄튼의 계약은 2026년 6월까지였다. 아직 계약 기간이 2년 반이 남은 상황. 하지만 울버햄튼은 마음이 조급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10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6위에 올랐다. 커리어 하이 시즌은 물론이고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봐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올라섰다.

▲ 이젠 울버햄튼 에이스다.

당연히 빅클럽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자금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울버햄튼으로서는 황희찬에 활약에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돈을 앞세운 빅클럽이 황희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지키기 힘들었다.

그전에 울버햄튼이 먼저 행동으로 나섰다. 황희찬에게 팀 내 최고 주급을 제시했다. 현재 울버햄튼에서 주급이 가장 높은 선수는 파블로 사라비아. 9만 파운드(약 1억 4,700만 원)를 받는다. 정확한 액수가 알려지진 않았으나 황희찬의 주급은 10만 파운드(약 1억 6,300만 원) 선으로 예상된다.

황희찬 역시 울버햄튼의 연장계약 제안에 동의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팀 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올 시즌 주전을 넘어 울버햄튼 에이스로 거듭났다.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보다는 울버햄튼에 남아 기량을 더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

울버햄튼 게리 오닐 감독은 크게 기뻐했다. "올 시즌 황희찬이 보여준 활약은 울버햄튼 발전에 엄청난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이런 활약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울버햄튼과 황희찬이 연장계약을 맺어 기쁘다. 황희찬은 내가 울버햄튼에 온 이후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나를 포함해 코칭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걸 줬다.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시즌당 15골에서 20골은 넣을 거다.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다"고 말했다.

▲ 울버햄튼은 빠르게 황희찬과 연장계약을 맺었다.

재계약 이후에는 황희찬을 원하는 구단도 생겼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리버풀과 토트넘이 황희찬 영입에 관심이 있다. 두 팀 모두 공격수 영입을 원한다. 1월 이적 시장에서는 영입이 어렵다면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황희찬을 데려오겠다는 계획이다. 스카우트 담당자도 파견해서 황희찬의 경기력을 체크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황희찬은 당분간 울버햄튼을 떠난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소속팀을 떠나기 때문이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64년 만에 우승을 도전하고 있다. 만약 한국 대표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면 한 달가량 황희찬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게 된다.

울버햄튼 입장에서는 황희찬의 빈자리를 채우는 게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당연히 우리가 생각할 것도 늘었다"라며 "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서 사실상 9번 역할을 맡고 있다"라며 걱정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 3연승을 안기면서 2023년 마무리를 강렬하게 해냈다. 주전 경쟁을 넘어 이젠 울버햄튼 에이스로 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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