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 별 리커창” 기사 삭제…매체 창립자 SNS 3만건도 사라져

최현준 기자 2024. 1. 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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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경제매체 '차이신'이 지난달 말 보도한 중국 당국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고 방향 전환을 촉구하는 논설과 리커창 전 총리의 죽음을 주요하게 다룬 특집 기사가 삭제됐다.

두 건의 기사 삭제와 함께 후슈리 사장의 웨이보도 3만여 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전부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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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경제매체 ‘차이신’에서 벌어진 일
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사찰에서 주민들이 향을 피우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의 주요 경제매체 ‘차이신’이 지난달 말 보도한 중국 당국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고 방향 전환을 촉구하는 논설과 리커창 전 총리의 죽음을 주요하게 다룬 특집 기사가 삭제됐다. 차이신 창립자인 후슈리 회장의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도 게시글이 모두 삭제됐는데,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달 25일 차이신 주간이 ‘실사구시 노선의 재검토’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사설은 게재된 지 약 두 시간 만에 삭제됐다. 이 사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옳음을 추구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실사구시(實事求是)를 8번이나 반복하면서 중국 경제의 방향전환을 촉구하는 주장을 담았다.

사설은 “민간경제 성장이 더디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재정 및 금융 위험성이 드러나는 등 국가 경제뿐 아니라 국민의 생계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중국 내에 만연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사회 문제의 책임을 형식주의와 관료주의에 돌리고 있는데, 이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사설은 이어 중국 전 지도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의 성공 여부는 책이 아니라 실천에, 실사구시에 달려 있다”라는 발언과 시진핑 주석의 “실사구시를 지키면 당과 국가가 흥하고 실사구시에 위배되면 잘못되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 왔다”는 발언 등을 함께 보도했다.

차이신 주간은 지난 11월 초에도 ‘개혁의 돌파구가 시급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창장(장강)과 황허(황하)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중략) 오늘날 중국 일부 관료들이 너무 많이 간섭해 과거 시장을 자원배분의 주요 동력으로 삼았던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가 삭제한 바 있다.

또 다른 삭제 기사는 지난달 31일 게재된 ‘2023년 있었던 이별’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로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과 홍콩 가수 코코리 등의 사망 관련 내용을 담았다. 이 기사는 특히 리커창 전 총리의 사망을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소식으로 꼽으면서, 커다란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리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27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당국은 리 전 총리의 사망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리 전 총리는 시 주석과 다른 정치 파벌에 속하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시 주석 집권 전 강력한 경쟁자였다. 시 주석 집권 뒤에는 국내 살림을 책임지는 총리를 맡았지만 시 주석에게 밀려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건의 기사 삭제와 함께 후슈리 사장의 웨이보도 3만여 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전부 삭제됐다. 독일 국제 방송 도이체벨레는 후 사장이 중국의 국가안보 요원과 면담했다는 소식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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