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 국내 첫 RSV백신 임상 진입…프리미엄 백신 키운다

박미리 기자 2024. 1. 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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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에 국내 1상 계획 승인
2030년 13.2조원 규모 시장 전망

백신 개발업체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백신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람 대상 임상에 돌입한다. 전 세계적으로 상업화한 RSV 백신이 소수란 점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도전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나아가 유바이오로직스는 RSV 백신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백신'(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단 방침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RSV 예방백신으로 개발 중인 EuRSV의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3일 밝혔다.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한지 3개월 만에 승인을 받은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에서 RSV 예방백신 임상 승인받은 사례도 처음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임상에서 만 19세 이상 80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약 100명을 대상으로 RSV 예방백신(RSV-1와 RSV-2)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임상 대상자들은 저용량군, 고용량군, 위약군 가운데 하나의 군에 무작위 배정되며, 2회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접종받고 52주까지 면역원성, 안전성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임상을 2025년 9월30일 종료하겠단 계획이다.

RSV는 호흡기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콧물, 열,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 탓에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이다. 감염도 감염된 사람과 접촉 혹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주로 10월에서 3월 사이 유행한다. 특히 인두염 등 주로 상기도 감염을 유발하나 소아와 고령층에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보다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매년 전 세계에서 300만명이 RSV에 감염돼 중증 입원을 하고, 16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RSV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는 수 십년이 지났지만, 백신이 개발된 건 1년도 안 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개발한 아렉스비가 작년 5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세계 최초로 판매 승인을 받았고, 같은 달 화이자가 개발한 아브리스보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이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가 공동개발한 영유아용 RSV 예방 항체치료제 베이포투스가 FDA 승인을 받았다. 모더나는 FDA에 RSV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허가 신청 절차를 시작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바이오도 최근 성과를 낸 시장에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의미한 첫 발을 뗀 것이다. 특히 RSV 예방백신은 코로나19 이후 호흡기 감염병이 극성을 부리는 상황에서 개발 중요성이 더 커졌다. 향후 작지않은 시장 규모도 관측된다. 미국 투자은행 SVB리링크는 세계 RSV 예방백신 시장 규모가 2030년 100억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봤다.

"공공백신 이어 프리미엄 백신 개발, 글로벌 백신회사 도약"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임상 진입을 시작으로 프리미엄백신(바이러스백신) 개발에 보다 속도를 내겠단 포부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개발한 세균백신 개발 플랫폼과 바이러스백신 개발 플랫폼을 각각 보유했는데, 세균백신으로는 주로 공공시장을 공략해왔다. 이게 바로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콜레라백신 유비콜이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콜레라백신 공공시장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콜레라백신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하지만 공공시장을 타깃하는 세균백신들의 수익성은 높지 않다. 반면 바이러스백신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있어 단가가 높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 프리미엄백신으로 RSV, 대상포진 백신 등을 개발해왔다. 두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면역증강 플랫폼기술과 미국 출자회사인 팝바이오테크닉스사의 항원 디스플레이기술이 접목됐다. 동일한 기술이 활용된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 임상 3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확인했단 점에서 RSV와 대상포진 백신의 경쟁력도 자신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필리핀 임상 3상에서 우리 기술에 자신을 갖게 돼 동일 플랫폼이 저용된 자사 바이러스 단백항원 후보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수조원 규모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경구용 콜레라백신 등 공공백신에 이어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해 글로벌 백신회사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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