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입경 양극재'가 뜬다…LG엔솔, 완성차 업체 공급 확대 추진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에 '단결정 소입경 양극재'가 부상하고 있다. 소입경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는 소재다. 소입경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에 선제적으로 탑재, 이차전지 성능 극대화를 위해 향후 적용 확대가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입경 양극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삼원계(NCM) 배터리를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에 공급한 데 이어 올해 스텔란티스·볼보·혼다·토요타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해 필요한 양극재 조달 방안을 협력사와 논의 중이다.

이 NCM 배터리는 소입경 양극재와 대입경 양극재를 섞어 만든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크게 여러 개의 입자를 뭉친 다결정과 단일 입자인 단결정으로 구분되는데, 단결정 구조는 가스 발생량을 줄여 배터리 수명을 높이고 용량도 늘릴 수 있다. 다결정에서 단결정으로 수요가 옮기는 추세다.

단결정 양극재 지름은 약 4마이크로미터(㎛)로, 이중 소입경은 대입경보다 분말과 입자가 더 작은 것을 뜻한다. 소입경은 대입경 대비 크기가 미세한 만큼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이에 소입경 재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LG화학 양극재 제품. (사진=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입경과 대입경을 혼합한 양극재를 지난해 상반기부터 GM과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미국 공장 파우치형 배터리에 적용하고 있다. 소입경 양극재를 혼합한 첫 상용화 사례로 알려졌다.

다만 2가지 양극재를 배합한 배터리를 생산하려면 소입경 양극재의 안정적 조달이 관건이다. 소입경 양극재는 분말이 작다는 점에서 대입경보다 공정 난도가 높다. 분쇄 공정이 어렵고 소성 온도도 높아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을 통해 이 양극재를 조달하고 있다. LG화학이 대입경·소입경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고, 일부 소성 공정을 코스모신소재가 수행하고 있다. LG화학이 코스모신소재와 협업해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소입경 양극재 수요 증가에 따라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 증설 등 LG화학 공급망이 갖춰지면 LG에너지솔루션과 완성차 업체 간 배터리 공급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라 하더라도 다결정에서 단결정으로, 대입경에서 소입경으로 기술 흐름이 바뀌고 있다”면서 “올해 이차전지 업황 둔화가 점쳐지지만, 전기차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프리미엄 배터리 수요는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