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때문에 은퇴도 미뤘다, 'NEW 캡틴' 추신수 "강민이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았다" [일문일답]
추신수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지난달 14일 추신수는 SSG 구단을 통해 길었던 14년 간의 여정을 2024시즌 종료 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국제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팀을 옮겼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끝에 7년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했다.
빅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고 2021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했다. 한국에서는 361경기 타율 0.260,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출루율 0.391 장타율 0.428을 기록하며, 2022년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3년은 1년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SSG에서의 1년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그를 2년이나 더 뛰게 했다. 추신수는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SSG에서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고 전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도 또 한 번 은퇴를 고민했으나,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친구 김강민(42·한화 이글스)과 이별이 발목을 잡았다. 현역 연장을 원한 김강민이 한화로 떠나는 상황에서 잡음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팬들의 동요가 심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은퇴를 예고한 2024시즌을 최저연봉(3000만 원)에 뛰면서 그 연봉마저도 전액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팬들을 달랬다.
-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
▶ 은퇴 생각은 2021시즌 끝나고 했었다.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미국 팀에서 오퍼도 있었다. 하지만 이 팀에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 미국에서도 영어로 소통했지만, 한국 말로 소통하고 경기하는 것과는 디테일하게 달랐다. 그래서 1년 만하긴 아쉬웠고 2022년에 한 번 더 했다. 2022년에도 우승하고 그만 둔다고 했는데 구단에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떠날 때 아쉬움보다는 구단과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 항상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50대 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 안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 샐러리캡이 빡빡하다는거 알고 있었는지
▶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말했다시피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과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 시즌 끝나고 감독님 자리 공석일 때
▶ 사실 그거 보고 웃었다. 난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가는 거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난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다 뿐이지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그래도 그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한국에서 내 3년의 생활이 팀메이트로서 괜찮아서 나오지 않았나 싶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감독 생각은 없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 준비가 안 됐다.
- 은퇴 후 다음 구상은
▶ 그 어떤 겨울보다 마음이 편한 것 같다. 다른 겨울 돌아봤을 때 지금이 좀 더 편하고 홀가분한 느낌이다. 시즌이 끝날 때쯤 뭔가 계획이 설 것 같다. 뭘 하든 나도 배워야 한다. 준비를 하고 싶다. 그런 제안이 안 와도 내가 준비 돼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 한국야구 개선해야 할 점 어떤 점이 만족스럽게 바뀐 부분인지,
▶ 개선된 건 잠실야구장에서 라카룸이 바뀐 정도. 원정 팀이 홈 팀보다 환경이 열악해야 한다는 건 옛날 생각이다. 동등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하고 한국도 메이저리그처럼 그런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는 원정팀이 오더라도 요청만 하면 홈팀 훈련 두시간 전에 준비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은 구장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다. 어떻게 보면 한국 야구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조금 더 멀리, 높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에 벤치 선수들이 훈련을 더하면 그 자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스타팅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된다.
- KBO에서 기록적인 부분 최고령 타자 기록 바꿀수 있겠던데
▶ 욕심은 전혀 없다. 그 기록도 언젠가 깨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깨지 않을까. 한 살 어린 후배지만, 대단한 거 같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후배들이 더 늘어난다.
- 40대 선수들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몸 관리를 제일 우선시 해야 한다. 운동 많이 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많은 훈련도) 38세 정도 되면 못한다. 그 다음날 더 안 좋다. 그보단 스스로의 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 주장직 수락한 이유
▶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내가 주장했으면 좋겠다는 선수가 의외로 많았다. 나는 좀 더 소통을 잘하는주장이 되고 싶다. 맞는 말이든 아니든 나이 차 때문에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선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답이 될 수도 있다. 바른 길로 가고 강팀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 내가 됐으면 한다. 그래야 뒤에 오는 사람도 보고 따라한다.
- 이숭용 감독과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 최근에 4시간 정도 식사하면서 대화했는데 굉장히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 팀 문화에 대해 생각이 일치하는 게 많았다. 나랑 똑같은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 소름돋는 상황이 많았다.
- 1년 더 뛰는 것을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설득했는지
▶ 좋게 말해 설득이지 내가 통보한 거나 다름없다. 와이프는 날 너무 잘 알아서 내가 해야 한다면 해야 하는지 선수인지 안다. 연봉에 관해서도 아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미국 가서 한번 더 해보는 건 어떤지 물었다. 내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걸 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미국도 내 또래 타자는 없다. 또 3년을 비웠는데 그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서 진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굳이...' 싶었다. 구단과 약속한 것도 있고 (메이저리그서 은퇴) 안 될 거 같다고 했다. 잘 이야기했다.
- 주장으로서 첫째로 강조하고 싶은 건
▶ 문제가 있으면 빠르게 얘기해야 한다. 어떠한 안을 제시하면 그건 좀 아닌 거 같다고 빠르게 얘기하는 게 좋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야구장 나가서도 두려움과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
- 은퇴 관련 보도자료에 2군행 이야기를 포함한 이유는
▶ 우승이 가장 큰 이유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내가 폐가 안 됐으면 좋겠다. 또 이왕 SSG에 발을 내디뎠으니 지속적인 강팀이 되도록 구단의 계획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고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건 안 된다. 나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1군에 올라와야 하고 나는 또 내려가서 내 할 일이 있다.
- 지난해 중반 2군 생활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었는지
▶ 최정, 김광현, 한유섬 같은 선수들이 평생 야구하진 않는다. 그렇게 될 선수들을 찾고 만들어 내고 도와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SSG가 강팀이 될려면 고참 선수들은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어야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줘야 한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려는 팀이 돼서 벤치가 강해져야 1년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다.
- 동갑내기 김강민 있어서 편했을텐데 이젠 없다
▶ 그게 마음이 아프다. 생각한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아쉽긴 한데 강민이에게도 후회하는 결정이 아니었음 좋겠다. 내가 그리던 구상에 항상 강민이가 있었는데 없어서 아쉽긴 하다. 아쉬운건 뒤로 하고 이젠 우리만 생각할 것이다.
- 메이저리그로 이정후가 갔는데
▶ 일본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잘해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평균이 너무 높다. 한 가지 얘기할 수 있는 건 이정후가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3년간 이정후가 타석에서의 준비하는 모습, 스타성 등을 봤을때 그 어떤 선수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
- 캠프까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 4일날 미국에 들어가고 집에서 개인 훈련한다. 박종훈, 하재훈이 우리집에 와서 하고 같이 베로비치로 넘어갈 것 같다.
- SSG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
▶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라지만, 관중분들이 찾아오시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2023시즌 후 우리 팀의 여러 상황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건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금까지처럼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 2022년 우승했던 그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내 마지막이 우승하는 모습이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도 따라오는 것이라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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