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새 사령탑 김은중 새해 출사표 “고참 노련함에 어린 선수 패기 조화…경기 끝난 뒤 웃는 일 많은 팀 만들겠다”
“표면적으로 문제점이 드러나는 게 팀을 정비하는 데는 더 나을 수도 있어요. 가장 중요했던 건 팀이 추구하는 철학과 방향성이죠.”
새해부터 K리그1 수원FC를 이끌게 된 김은중 감독(45)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최다 실점팀을 맡아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김 감독은 “우승을 노리는 팀은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어느 팀을 맡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험, 유럽에서 지도자 경험을 살려 승리하는 일이 익숙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에게는 ‘골짜기 세대’로 불릴 정도로 약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U-20 대표팀을 지휘했을 때만큼이나 험난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수원FC는 2023시즌 76실점으로 해당 시즌은 물론 프로축구 역사상 최다 실점팀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정규리그에서 1부 12개 팀 중 11위까지 처지며 2부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가까스로 1부에 잔류했다. 허술한 수비 조직력은 물론 고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시즌 내내 받았다.
그런 수원FC가 2024시즌 반등을 이끌 지도자로 김 감독을 선택했다. 시민 구단으로서 기업 구단보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연령별 대표를 이끈 경험이 있는 김 감독이 어린 선수를 육성해 팀을 재정비해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지도자로서 김 감독이 걸어온 여정을 보면 수원FC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2014시즌 대전 시티즌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김 감독은 이듬해 벨기에로 넘어가 2017년 5월까지 현지 프로 클럽 AFC 튀비즈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벨기에가 피파 랭킹 1위를 하던 때였다. 선수 육성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기에 이 작은 나라가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는지 관심이 갔다”고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2021년까지 U-23 대표팀에서 코치, 수석코치를 거쳤다. 이 기간 김학범 감독을 보좌하면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일궈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수원FC의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벨기에에서 지도자 경험을 떠올리며 어린 선수들에게 큰 무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어느 팀이든 어린 선수를 육성하고, 이 밑에서 좋은 선수가 올라와야지만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FC에 고참 선수들이 많아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5골을 몰아쳤던 승강 플레이오프 당시 이영재, 윤빛가람 등 고참 선수들의 활약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것은 경기에 임하면서 갖는 마음가짐이다. 경기 운영 능력이나 템포 조율 등은 고참 선수들이 월등히 앞선다. 내가 어떻게 팀을 꾸리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프로 팀에 도전하는 김 감독이 스스로 꼽는 지도자로서 최대 강점은 선수들과 좋은 관계 맺기다. 그는 “신뢰를 쌓는 게 첫 번째다.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여주고, 같이 세운 원칙을 중요시한다. 거기에 대해 선수들하고 소통하면서 팀을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경험을 돌아보면서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운동장에서는 지도자들이 강하게 밀어붙이지만, 훈련이 끝나면 형처럼 자연스럽게 대한다. 경기 외적인 고민도 들어주는 게 우리와 달랐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U-23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이민성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그는 “김학범 감독님은 세계 축구 트렌드를 알고 잘 적용하시는 분이다. 프로팀을 새로 맡아 어떤 축구를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민성 감독에 대해서는 “대전은 지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막판 동점, 역전을 만들어내는 경기를 많이 했다. 훌륭한 팀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준비하는 대로 잘 따라와주고, 운동장에서 경기가 끝난 뒤에 승리에 대한 기쁨을 더 나눌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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