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데요?”…모든 걸 내려놓은 추신수의 단 한 가지 욕심은 ‘우승’
프로야구 SSG의 추신수(42)는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지난 연말 예고한 대로 그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온 만큼 마무리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클 법 한데, 추신수는 정반대로 가벼워진 모습이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추신수는 “지금까지 경험한 다른 겨울과 비교하면 올해는 조금 더 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추신수는 다가오는 새 시즌 최저연봉 3000만원을 받고 뛴다. 그는 구단의 샐러리캡 사정 등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연봉을 대폭 삭감했다. 가능만하면 무보수로 한 시즌을 보낼 생각까지 했다. 추신수는 “금전적인 문제로 (2021년) 한국에 온 것이 아니었고, 연봉 등 돈과 관련해서는 항상 구단과 대화를 통해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누군가는 연봉을 깎는 것이 희생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도 덜어냈다. 그는 앞서 은퇴를 선언했을 당시 인천 강화도에 있는 퓨처스팀(2군)을 언급하며 “팀 상황에 따라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추신수는 “개인 성적을 얼마큼 더 내겠다는 생각으로 1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기로 한 것은 아니”라며 “SSG가 지속적인 강팀이 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반대로 팀 성적과 관련한 책임감은 더 커졌다. 애초 추신수는 팀 사정을 고려해 은퇴를 미룬 측면이 크다.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고 한다. 그는 “(김)강민이가 한화로 가게 되면서 저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아쉬운 기분은 뒤로하고 저희 팀의 다음 시즌만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은퇴 시즌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게 된 추신수가 제시한 새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우승이란 단어가 첫 번째로 나오지 않는 팀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나이를 떠나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는 문화 등을 만들어 선수단이 더 바른길로 가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팬들이 보내주는 변함 없는 관심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동기부여는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서 나온다”며 “선수들도 지난해 아쉬운 일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려면 팬들의 지지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팀이 우승했던 2022년의 모습이면 너무 아름답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꾸는 추신수는 4일 미국으로 떠나 개인 운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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