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발사 잠수함 킬러 국산 경어뢰 ‘청상어’ 하늘 누빈다[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국산 청상어 K735 미국 레이시온의 경어뢰 MK-54과 비교해 성능 비슷
우리 해군이 올 상반기 중 해외에서 도입해 운용할 예정인 록히드마틴의 해상작전헬기 MH-60R를 비롯 내년초 도입 예정인 보잉의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미국산 경어뢰 MK-54 외에 국산 경어뢰 K735 청상어를 탑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어뢰는 수상함 공격용인 중(重)어뢰와 잠수함 공격용인 경(經)어뢰로 나뉜다. 특히 함정 또는 잠수함 공격용인 중어뢰와 달리 잠수함 공격용인 경어뢰는 작은 타격으로도 선체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어 ‘소형탄두’를 장착한다.경어뢰는 무게가 가벼운 이점 탓에 함정뿐 아니라 대잠 레이더를 탑재한 대잠작전헬기, 대잠 해상초계기 등에 탑재해 탐지 즉시 공중에서 발사해 타격하는 ‘잠수함 킬러’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국산 경어뢰 K735 청상어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한 수중 유도무기체계다. 슈퍼링스 헬기에 탑재돼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해외 도입 해상작전헬기 또는 해상 초계기 등에 탑재해 활용도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갈수록 커지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해상작전헬기 MH-60R 시호크가 상당기간 핵심 타격수단인 어뢰 도입에 차질이 예상돼 대잠수함작전 투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 구매로 추진되는 해상작전헬기-II 사업은 해군이 1990년대 도입한 링스 헬기가 노후화하면서 이를 대체하는 사업이다. 2025~2032년까지 2조8700억원이 투입된다.
경어뢰 도입이 차질을 빚을 경우 해상작전헬기가 타격 수단이 없어 잠수함 등 탐지용으로만 활용되는 반쪽 짜리 무기체계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일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을 진행해온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미국 정부로부터 올해 상반기 중 첫 MH-60R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12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날로 증대되는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헬기를 들여오는 사업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헬기와 함께 도입하기로 한 핵심 무장 MK-54 경어뢰의 도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방사청은 미국 레이시온의 경어뢰 MK-54를 MH-60R에 장착하기로 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 2022년 7월 15일 한국에 MK-54 경어뢰 31발과 회수 가능한 훈련용 어뢰, 지원 장비, 부품 등 총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무기체계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직후부터 수년간 이어진 전 세계적인 무기 공급망 지연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MK-54의 국내 도입이 빨라야 오는 2029년에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MH-60R 도입으로 올해부터 해군의 대잠수함작전 능력이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도입되는 MH-60R이 해상에서 북한 잠수함을 탐지하더라도 어뢰를 탑재하지 않으면 마땅히 대응 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MK-54 경어뢰의 공급 지연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2025년부터 도입할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관련해 올해부터 MK-54 경어뢰를 도입하기 때문에 대잠작전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해상작전헬기-II 사업과 관련한 경어뢰 도입은 연기될 가능성이 있지만 마침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탑재할 경어뢰 도입으로 부족한 양을 대체한다는 구성이다. 하지만 경어뢰 해외 도입 절대량이 부족할 경우 임기응변에 그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따라 국산 국산 경어뢰 K735 청상어를 MH-60R 시호크 등에 탑재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해군의 슈퍼링스 헬기에 사용되는 청상어는 레이시온의 MK-54에 비해 관통력을 제외하고 일반 성능은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이번 사업을 통해 도입되는 MH-60R 12대는 물론 지난달 29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20여 대를 해외구매하기로 결정한 해상작전헬기-Ⅱ 사업에서 MH-60R의 도입이 확정될 경우, 여기에도 국산 무장인 청상어를 장착 할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인도, 덴마크, 그리스 등 현재 MH-60R을 운용하는 국가는 물론 향후 운용을 할 국가에 청상어를 수출할 길도 열리게 된다.
다만 해상작전헬기Ⅱ 사업이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방위사업청과 미국 정부의 추가 협상이 필요한 데다 청상어 무장 통합에 따른 비용도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상어는 빔 조향기술을 적용한 능동형 소나(SONAR)로 적 잠수함을 탐지 추적한다. 1.5m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는 지향성 탄두를 탑재해 이중선체의 잠수함을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길이 2.7m, 무게 280㎏에 달한다. 어뢰에서 직접 음파를 쏘아 목표물을 탐지·추적해 공격하는 방식이다.
청상어는 구축함 등 수상함과 대잠 헬리콥터, 해상초계기(P-3C)에서 발사가 가능한다. 무게가 가벼운 덕분이다. ‘간담을 서늘케 한다’는 어뢰(torpedo)의 어원적 의미가 담겼다. 수적으로 위협인 북한 해군의 잠수함 전력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 무기체계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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