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11번 ‘변화’ 강조…“안정=도태” 외친 정의선

현대차그룹 첫 전기차 공장서
“전동화 혁신 이어지길 기대
체질 개선으로 위기 극복해야”
탄소중립·고품질·보안의식 등
지속성장 세 가지 해법 제시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전동화 혁신 거점이자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그룹사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그룹사 신년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신년사에서 ‘변화’라는 단어를 11번이나 언급하며 역대 최고 실적 달성에도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곧 정체되고 도태된다는 것”이라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는 변화야 말로 혁신의 열쇠”라면서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다소 불안해 보이지만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체질 변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올해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정 회장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어떤 체질을 가졌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면서 “회사도 건강한 체질을 갖춰 큰 난관에도 중심을 잡고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업 문화 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업이 건강한 체질로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격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두 손을 들어 임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결과가 기대와 다르다고 해도 새로운 도전을 격려해야 한다”면서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도전을 계속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속 성장에 대한 해법도 세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 의식 등 세 가지 덕목을 하나씩 설명했다.

정 회장은 “탄소중립과 순환 경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면서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와 클린 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바로 품질”이라면서 “또한 지속 성장의 원천이 되는 지적자산을 지키기 위해 보안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자”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올해 신년회 장소로 택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이라는 장소도 의미를 가진다. 이곳은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던 라인을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탈바꿈시킨 생산 혁신의 허브로 평가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새해를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이곳에서 출발하여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에 대한 격려와 감사 메시지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저에겐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현대차그룹 인재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라면서 “또한 선대 회장이 받았던 것과 같은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은 모든 영광을 임직원에게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SDV 개발 체제로 전환한 뒤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 청사진 [사진 = 현대차그룹]

한편, 현대차그룹 이날 신년회에서는 신재원 미래항공모빌리티(AAM)본부장(사장)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중장기 계획을, 김흥수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 부사장이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 공장 운영 방향성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