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배터리 4칸이면 나도 성대 합격?”…파격 입학설명회에 수험생·학부모 환호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4. 1. 3. 15: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 정시 입학설명회
“배치표는 정확도 낮아 안봐도 돼”
마감 직전 경쟁률 낮아도 ‘폭발’ 가능성 적어

“인문계의 경우 진학사 배터리(입학예측 시스템)에서 4칸이면 합격률이 49.8% 정도 됩니다. 5칸이면 90.4%로 올라가고요. 자연계는 4칸만 돼도 68.8% 정도의 합격률을 보입니다.”

지난달 31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설명회. 학부모들은 한 자라도 놓칠까 받아 적으며 입학처의 설명에 집중했다.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학교 홍보만 늘어놓는 여느 입학설명회와 달리 원서접수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꿀팁’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전국 대학들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성대의 ‘적나라한’ 입학설명회가 학부모들 호평을 받고 있다. 적성에 맞는 곳에 지원하라는 ‘공자님 말씀’ 대신 대학 내부 데이터까지 공개하면서 어떻게 해야 합격할 수 있을지 알려주는 덕분이다. 수백만원씩 받아가는 대치동 입시컨설팅보다 훨씬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성균관대 입학처에 따르면 입학예측 시 참고할 만한 자료는 진학사 모의지원과 성균관대 정시모집 진학상담센터다. 진학사 모의지원 서비스는 수능 수험생 30~40%에 달하는 약 20만명 수험생이 이용하는 곳으로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성균관대 진학상담센터는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전화 진학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년도 입시결과 등을 바탕으로 진학사 합격선 추정보다도 최종합격선과 편차가 적다고 한다.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종로학원, 유웨이 등에서 나오는 배치표는 ‘X표’까지 치며 참고하지 말 것을 권했다. 정확도가 낮다는 뜻이다.

물론 진학사 시스템에도 허점은 있다. 소수 인원 학과는 일부 수험생이 허수 표본을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학처는 “학생들 표본을 일일이 열어보며 성적표를 미인증한다든지, 지원한 대학들 사이의 일관성이 없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진학사는 학생들 모의지원 성적 외에도 내부 데이터와 계산법을 활용해 합격을 예측한다. 성균관대는 그 중 하나를 ‘전년도 경쟁률’로 보고 이로 인해 합격 가능성이 왜곡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융합학부가 대표적이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2명 모집에 30명이 지원해 경쟁률 15: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정시 배정 정원 없이 수시 이월 인원으로 뽑을 때 경쟁률로, 정시에서 정식으로 10명을 뽑는 올해와 비교할 경우 합격선을 실제보다 높게 추정할 위험이 있을 것으로 입학처는 본다.

또 원서접수 마감 직전 마지막으로 발표되는 경쟁률이 낮더라도 해당 학과에서 ‘폭발’(수험생이 몰려 평소보다 합격선이 높아지는 것)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입학처는 2023학년도 글로벌경제학과를 예로 들었다. 글로벌경제학과의 직전 경쟁률은 1.13:1로 인문사회계열 주요 학과 중 수월한 편이었지만 이후 지원자가 몰려 최종경쟁률은 4.61:1로 최상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합격자가 다수 발생해 최종합격선은 진학사 추정선보다 낮게 나타났다. 입학처 담당자는 “최종경쟁률은 직전 경쟁률의 2~3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며 “직전 경쟁률이 낮으면 높아봤자 원래 예상한 정도이고, 폭발이 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사설 컨설팅 업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상세한 입시 설명에 학부모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학부모 A씨는 “꿀발린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잘 해줬다”며 “설명회도 좋았고 1:1 상담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학부모 B씨는 “성대는 입시 때 제일 앞서나가는 것 같다. 정성이 보인다”고 했다. 성균관대 입학처 관계자는 “정시 입시 컨설팅은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돈을 내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며 “학과별 폭발, 펑크(평소보다 합격선이 낮아지는 것) 여부는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고, 방법을 공유해 학과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진학상담·지도(진학컨설팅) 학원은 1시간 당 최대 30만원까지만 교습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종 편법을 동원해 회당 100만원 이상씩 청구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교육부·통계청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로·진학 학습 상담을 받은 고3 학생의 연평균 사교육비는 108만원이다. 통상 수험생은 1년에 1~2차례 입시 컨설팅을 받는다.

성균관대 입시 설명회 슬라이드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