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최정우 제외' 카드꺼낸 포스코…회장선임 '공정성' 확보

최경민 기자, 김도현 기자 2024. 1. 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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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2023.6.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3연임' 변수를 배제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이라는 명분을 확보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3일 제4차 회의를 열고 지원서를 제출한 포스코그룹 내부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후보자 8명을 선정했다.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후추위는 "앞으로 심사할 내부후보 대상자 리스트에 최정우 현 회장은 없다"고 명시했다."만장일치로 결의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정성 논란을 일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6.7%)인 국민연금은 후추위가 최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들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하며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사실상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반대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 줄곧 포함되지 않았고,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도 연속으로 불참해왔다.

후추위는 국민연금의 입장이 나온 직후인 지난달 29일 새벽 "최 회장의 지원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리고 닷새만인 이날 '최정우 제외'를 속전속결로 발표했다. 최 회장이 지원을 안 하고 '용퇴'의 길을 택한 것인지, 지원을 했지만 후추위가 '컷오프'를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후추위의 입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포스코는 이미 '셀프 연임' 제도를 손 보며 명분까지 충분히 쌓았다. 기존에는 포스코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 단독후보가 돼 적격판단을 받았다. 이것을 현직 회장과 여타 후보자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토록 업그레이드했다. 최 회장의 명단 제외로 후추위 프로세스의 공정성은 일단 입증된 모양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차기 회장 선임과정에서의 공정성 및 독립성 문제를 정면돌파하고 예정된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대교체에 대한 내부 요구도 있었을 것"이라며 "새 회장에 '젊은 내부인사'가 중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런 분위기가 심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추위의 내부후보 8명 리스트에는 포스코 각 계열사의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후추위는 경영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역량, 리더쉽, 도덕성 등 5가지 후보 기본자격요건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0년간의 개인이력, 최근 5년간의 사내 평판, 미래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향후에는 내부후보 8명의 평판조회가 이어진다. 외부전문기관에 평판조회를 의뢰하고, 오는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을 예정이다. 이 내용을 반영해 오는 10일 제5차 회의에서 '내부롱리스트후보자'를 최종 결정한다. 외부추천 절차 역시 이미 시작했다. 주주 및 서치펌들의 후보자 추천을 받는 중이다. 오는 17일까지 내부 및 외부 후보자를 망라한 롱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외부 자문을 받아 숏리스트를 압축하고, 차기 회장을 확정한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이 목표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포스코홀딩스의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김지용 부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의 이름이 언급된다.

박희재 후추위원장은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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