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대신 '임기 완주' 첫 회장…아름다운 퇴장 택한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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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물러난다.
최 회장은 오는 3월 역대 포스코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임기를 다 채우며 자리에서 내려온다.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는 전일까지도 오리무중이었다.
최 회장이 빠진 후추위의 내부후보 8명 리스트에는 포스코 각 계열사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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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물러난다. 최 회장은 오는 3월 역대 포스코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임기를 다 채우며 자리에서 내려온다. '기업가치 제고'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3연임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종 결과는 '차기 회장 후보군 제외'였다. 정부와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 등을 고려해 박수칠 때 떠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 회의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 여기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만장일치 결의였다.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는 전일까지도 오리무중이었다. 그는 전일 포스코 시무식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 그동안의 성과를 강조했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과 친환경 중심의 성장 비전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으며 우리의 기업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성과를 거둘 수있었다"고 했다.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는 벅찬 여정"이라고도 자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그가 3연임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그가 시무식에서 강조한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에너지 등 비철강 사업 육성과 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은 그동안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명분이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상장사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넘겼다. 최 회장 첫 임기가 시작된 2018년의 세 배에 육박한다. 차기 회장 심사 규정 개정을 스스로 이끈 점 또한 그가 '셀프 연임' 논란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3연임을 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과는 '차기 회장 후보군 제외'였다. 후추위는 최 회장이 스스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가기 원치 않았는지에 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후추위와의 사전 교감을 통해 스스로 지원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해석이다. 물론 지원 후 후추위 심사에서 탈락했을 가능성도 배제못한다.
재계에서는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는 재계 순위 5위 포스코를 이끄는 수장임에도 2년 연속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이 참석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신년인사회는 물론 대통령 해외순방 마다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룹이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3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6년간 그가 낸 성과 이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전일 시무식에서 최 회장 스스로도 "수소환원제철은 단일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공감대와 협조를 이끌어내 미래 친환경 제철의 글로벌 표준을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3연임 도전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점도 그에겐 부담이었을 수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 대표선임은 내외부인 차별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되어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 위주로 구성한 후추위가 공정한 회장 후보자 심사를 할 수 있겠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최 회장이 빠진 후추위의 내부후보 8명 리스트에는 포스코 각 계열사 사장 및 부사장급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내부 인사 중 차기 회장으로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포스코홀딩스의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김지용 부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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