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진출 허락→미국 출국→SD 입단 임박…"고우석, 마쓰이와 마무리 다툴 수도" 日 언론도 주목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쓰이와 마무리 다툴 수도"
미국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3일(한국시각)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그들은 고우석을 마무리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23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던 고우석은 시즌 일정이 모두 종료된 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가 반드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빅리그 구단이 고우석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고우석은 분명 매력적인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15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뿌리는 고우석은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고, 2019년부터 LG의 뒷문을 담당해왔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 특히 2022시즌에는 61경기에서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압권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고우석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었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고우석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등 44경기에 등판해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LG의 뒷문을 담당한 이후로는 2020시즌 이후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서 수요가 있음을 확인한 이후 구단에 빅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냈다. LG 입장에서는 고우석이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것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는데, 메이저리그 입성에 대한 뜻까지 밝히면서 고심에 빠졌다. 그리고 LG는 일단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포스팅을 허락하기로 했다.
단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고우석을 비롯해 LG 구단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계약을 따내는 것이었다. 고우석은 빅리그 입성이라는 목표를 두고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현지의 시선은 다소 차가웠다. 고우석이 공식적으로 포스팅이 됐을 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나마 불펜진 보강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접점이 생긴 것이 유일했다.
고우석은 지난달 5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됐는데, 오는 4일 오전 7시에는 포스팅이 마감된다. 3일 오전까지도 고우석과 관련된 눈에 띄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던 중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이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입성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부터 오퍼를 받았고, 지난 2일 LG 구단에 해당 사실을 전달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LG는 당초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냈을 때부터 '조건'을 달았던 만큼 다시 한번 고심에 빠졌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3일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하기로 했다.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메이저리그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김하성과 한솥밥은 확정적이다.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 예정 소식은 일본에서도 주목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불펜의 뎁스를 강화를 희망하는 샌디에이고가 라쿠텐 골든이글스로부터 해외 FA 권리를 행사한 마쓰이 유키에 이어 두 번째 대형 보강"이라며 "고우석은 前 한신 타이거즈 로베르토 수아레즈, 마쓰이와 마무리 자리를 다툴 가능성이 생겼다"고 짚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또한 "고우석은 WBC 대표팀 당시 인터뷰에서 오타니에게 '던질 곳이 없으면 아프지 않은 곳에 던지겠다'는 등의 고의사구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며 "샌디에이고는 마쓰이 유키를 영입했는데, 고우석과 마무리 자리를 다투게 된다"고 언급했다.
별 문제만 없다면 샌디에이고 입단이 유력한 가운데 '서울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는 오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을 갖는다. 일본의 경우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다르빗슈 유와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까지 굵직한 선수들이 각 구단에 포진한 만큼 서울시리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샌디에이고가 한국 서울에서 다저스와 개막전을 치르기로 돼 있어 고우석이 입단하게 되면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