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 경매시장도 한파…19% ‘뚝’ 떨어졌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1. 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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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사 경매시장 매출 -19%
공급부족에 초고가 판매 줄어
아시아 Z세대 시장은 성장세
1위는 피카소 ‘시계를 찬 여인’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CHRISTIE‘S IMAGES LTD. 2023]
지난해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미술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가 새로운 수요로 몰려들었지만, 초고가 시장이 둔화되면서 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다.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안전 자산’인 미술품도 맥을 추지 못했다.

3일 미술전문지 아트뉴스에 따르면 세계 양대 경매사 소더비·크리스티의 2023년 매출이 142억 달러(약 18조 6076억원)로, 2022년 164억 달러보다 1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술시장 분석기업 아트택티컬에 따르면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옥션의 개인 판매를 제외한 경매 매출 합계는 2023년 112억 달러(14조 6764억원)로 2022년 대비 19% 감소했다.

한해동안 경매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부침이 심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직후 열린 10월 홍콩·런던 경매는 큰 충격을 줬지만, 11월 뉴욕과 홍콩 경매는 팽배한 비관 속에서도 선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크리스티는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22억달러 감소한 62억달러(8조 11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25% 하락한 결과다. 하지만 크리스티는 ‘세기의 경매’인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자선경매 수익을 제외하면 7% 감소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의 명품(럭셔리) 경매는 역대 최고 판매 총액인 10억 달러(1조 3086억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초고가 미술 시장의 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명작들이 큰 손들의 수장고에서 많이 나오지 않은 ‘공급 감소’가 시장 위축에 영향을 준 것을 짐작하게 한다.

크리스티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41%(작년 40%), 유럽·중동·아프리카가 31%(34%), 아시아가 28%(26%)를 차지했다. 중국 본토의 신규 구매자수 30%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기욤 세루티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역설적인 한 해였다. 어려운 거시 환경과 미술 시장 위축으로 인해 전년도의 기록적인 결과에 비해 판매 총액은 감소했다. 그러나 개인 판매는 증가했고 젊은 세대 고객이 경매에 유입되었다. 특히 아시아에서 Z세대 신규 구매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라고 해석했다.

소더비는 전년 매출 80억 달러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적으로 20세기 후반 이후 동시대미술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필립스 옥션은 올해 매출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낙찰률은 95%에서 88%로 소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약 50%의 고객이 첫 구매를 했을 정도로 신규 수요는 많았다.

3개 경매사의 상위 10개 작품의 총 매출액은 2022년 11억 달러에 비해 2023년 6억 600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난 것도 초고가 시장의 약세를 보여주는 증거다.

피카소 ‘Femme à la montre‘ [소더비]
한편 작년 최고가 경매 기록은 파블로 피카소가 썼다. 11월 소더비 뉴욕에서 1932년작 ‘시계를 찬 여인’이 1억3930만 달러(1825억원·이하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그의 작품 중에선 역대 두 번째 최고가 기록이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초상화로 알려진 ‘부채를 든 여인’은 2위에 올랐다. 작년 6월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8530만 파운드(1411억원)에 낙찰되며 유럽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못(Le bassin aux nymphéas)’은 7401만달러(969억원)에 팔려 크리스티에서 판매된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불황 속에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아트뉴스에 따르면 작년 초부터 미국의 컬렉터들에게 구매 철회가 많이 있었고, 다수의 화랑들은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25%나 감소했다. 심지어 작년 12월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 참여한 약 50개의 소규모 갤러리는 합산 매출이 160만 달러에 그쳤다. 이 수치는 아트 페어 첫 날에만 데이비드 즈워너, 페이스, 가고시안이 단 3개 작품으로 벌어들인 4150만 달러와 비교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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