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택과 집중’ 외교…반미 니카라과 북한에 곧 신임 대사 부임

박은하 기자 2024. 1. 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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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오른쪽)과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 오르테가 대통령은 2007년부터 장기집권 중이며 부부가 2016년부터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출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남미의 대표적 반미 국가인 니카라과가 29년 만에 신규 주북한 대사를 부임시킬 예정이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NK뉴스 등에 따르면 로사리오 무리요 니카라과 부통령 겸 정부 대변인은 현지 방송 ‘카날4 니카라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마누엘 모데스토 뭉기아 마르티네스 신임 북한 주재 니카라과 대사의 부임을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북한도 곧 니카라과에 신규 대사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북한과 니라카과가 상호 대사관 개설 합의에 따른 조치이다.

주북 니카라과 신임 대사가 부임하면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경봉쇄를 해제한 이후 중국과 러시아 외의 외교사절을 새로 받아들이는 첫 사례가 된다. 국경봉쇄 해제 이후에도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서방 국가는 평양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니카라과는 쿠바, 베네수엘라와 함께 중남미의 ‘반미 3국’으로 불린다. 북한과는 1978년 수교했다. 현 집권당은 1970년대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 북한의 지원도 받았다. 양국은 1979년 상호 대사관을 두고 1980년대까지 활발하게 교류했지만 1990년대 니카라과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북한은 1995년 경제난을 이유로 니카라과에서 대사관을 철수시켰다.

니카라과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장기집권하고 있으며 인권탄압으로 악명이 높다. 2006년 재집권한 현 집권당은 임신중단을 전면 금지하는 등 보수 가톨릭과 영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카라과와 북한의 대사관 개설 합의는 ‘반미’라는 공통분모를 토대로 각각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평가됐다. 북한의 니카라과 대사관 개설의 실익은 거의 없을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경제·군사적 실익도 없거니와 ‘인권탄압국’과 우선 연대하는 모습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외교 역량의 효율적 재배치’를 명목으로 재외공관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 53개였던 북한 재외공관 수는 지난달 말 기준 46개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과 서방의 패권 전략에 반기를 드는 반제·자주적인 나라들과의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켜 국제사회에서 공동행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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