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라엘 스파이” 34명 체포…팔레스타인인 감시·납치 등 혐의

노지원 기자 2024. 1. 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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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가 스파이 활동 및 자국 내에 사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정보 당국과 경찰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 등 7개 지역에서 스파이 활동 등을 한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튀르키예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팔레스타인인과 이들의 가족을 겨냥한 작전에 투입할 목적으로 사람들을 고용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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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가 스파이 활동 및 자국 내에 사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정보 당국과 경찰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 등 7개 지역에서 스파이 활동 등을 한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붙잡힌 이들은 대부분 외국 국적이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들을 고용했다고 보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들이 현지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을 표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고 봤다. 튀르키예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팔레스타인인과 이들의 가족을 겨냥한 작전에 투입할 목적으로 사람들을 고용해왔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이 “모사드를 대신해 튀르키예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찰, 감시, 폭행, 납치 작전 등에 관여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하마스 대원 등 팔레스타인인의 사진을 찍거나 이들의 차량에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튀르키예 당국은 보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자는 체포되지는 않았지만 혐의가 있는 12명이 더 있으며 일부는 이미 튀르키예를 떠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체포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 긴장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지도자들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뒤 이어진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대응을 두고 설전을 벌여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박멸’을 목표로 가자 지구 공습을 시작한 뒤로는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히틀러에 비유하고 그가 전범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하마스를 “해방 조직”이라고 감싼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러한 비유에 격분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르드족 대학살을 저질렀고”, “언론인 수감에 있어서 세계 기록”을 세웠으며 하마스 지도자를 받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튀르키예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여기지 않고 소속 대원이 튀르키예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튀르키계 당국은 하마스 정치 부문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해 10월7일 이후 튀르키예에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튀르키예와 카타르 등에 있는 하마스 대원을 모두 찾아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실제 이스라엘이 이들을 찾아 암살할 경우 “매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10년 넘도록 긴장 관계를 유지하다 지난 2022년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하지만 양국은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외교관을 소환한 상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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