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뒤 은퇴' 추신수 "감독직 전혀 생각 없었다…쓰린 과거 잊고 전진"
"소통 중요시하는 주장될 것"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SSG 랜더스의 '맏형' 추신수(42)가 은퇴 결심, 주장직 수락 등 자신의 결정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한동안 야구계를 달궜던 SSG 감독 부임설과 관련한 생각도 전했다.
2021년 전격적으로 SSG 유니폼을 입게 된 추신수는 한국에서 세 시즌을 소화한 뒤 거취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통합 우승을 포함, 많은 것을 이뤘기에 은퇴 후 새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이 갑자기 한화 이글스로 떠나는 과정에서 구단이 크게 흔들리자 추신수는 팀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1년을 더 뛰기로 했다.
추신수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1년 만 하고 다시 미국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새로운 후배들과 웃고 떠들면서 생활하는 것이 즐거웠고, 구단의 방향성과 내 생각이 일치해 3년을 채웠다"며 "2023시즌을 마치고는 은퇴에 대한 생각이 있었지만 (김)강민이가 갑작스레 나가게 되면서 누군가가 팀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구단과 협의해 2024시즌 최저 연봉(3000만원)을 받고 이마저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은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야구로 인해 많은 것을 얻었기에 돈은 필요가 없었다"며 "솔직히 아내가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야구에 대한 내 진심을 알기에 이해를 해줬다"고 전했다.
202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진 후 SSG는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시켰다. 이후 공석이 된 SSG 감독에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는데 그 중 추신수의 이름도 있었다.
일각에선 추신수가 은퇴 후 곧바로 감독직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결과적으로 이숭용 감독이 선임됐고 추신수는 선수 생활을 더 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감독 후보군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그냥 웃었다.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며 "아무리 좋은 자리라 하더라도 나는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단지 미국에서 오래 뛰었다는 것 뿐 감독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한국에서 세 시즌 동안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그런 말이 돈다고 생각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며 "내년에 은퇴한 뒤에도 당장 감독을 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시즌 후 어떤 식으로든 계획이 서면 그에 따라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나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올해 주장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무엇보다 후배들과 소통이 원활한 주장이 되려 한다.
그는 "한국 정서상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후배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 입에서 답이 나올 수도 있다"며 "강팀이 되기 위해선 격의 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내가 그런 것에 대한 첫 발을 떼고 싶다.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팀의 성적과 문화를 바로 잡고 싶다"고 설명했다.
SSG는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김원형 감독 경질, 김강민의 한화 이적, 김성용 단장 보직해임 등 각종 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성난 팬심을 마주하기도 했다. 추신수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추신수는 "강민이의 경우 팀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정말 아쉽다. 그러나 이미 결정됐으니 한화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도 과거 일에 머물러 있을 순 없다. 우리만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시즌 후 여러 상황들로 인해 팬들이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 같은 때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선수로서 나의 마지막 순간을 우승으로 마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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