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미리미리'…차 넘어 미래모빌리티 '퍼스트 무버' 다진다

이동희 기자 2024. 1. 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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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랜드 광명서 첫 생산현장 신년회…EV3·EV4 생산해 전기차 대중화 선도
로봇·AAM 등 미래 모빌리티 비전 제시…내주 CES서 UAM 기체 공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광명=뉴스1) 이동희 기자 = 3일 오전 8시 경기 광명의 '기아 오토랜드 광명2공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이곳에서 '같이 하는, 가치있는 시작'을 주제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그룹 사옥이 아닌 현장에서 2년 연속 열린 신년회이자, 생산공장에서 열린 첫 신년회다. 지난해는 경기 화성시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개최했다.

단상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 말미에 '미리미리'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미리미리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미리미리 준비돼 있는 사람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도전 정신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로 도약했다.

전동화 시대에 접어든 지난 2020년 정의선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은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퍼스트 무버'를 강조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글로벌 빅3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계열사 역량을 모아 완성차를 넘어 로봇,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서 신년회…EV3·EV4 생산, 전기차 대중화 선도

올해 신년회가 열린 오토랜드 광명은 현대차그룹의 '미리미리'를 잘 보여주는 장소다.

1973년 설립된 오토랜드 광명은 한국 최초로 컨베이어 벨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국내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 시대를 연 곳이다. 현재 2공장은 올해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변신 중이다.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 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광명공장은 브리사, 봉고, 카니발 등 핵심 모델을 생산해 기아의 성장을 선도했다"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전기차 볼륨 모델인 EV3, EV4를 연간 15만대 생산해 전동화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오토랜드 광명을 시작으로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등 글로벌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인 HMGMA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핵심 거점 역할을 한다.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6년 준공,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운영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테슬라 등 전기차 회사로 시작한 곳이 아니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갖춘 업체는 GM(제너럴모터스)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업체는 전기차 전용 공장 계획을 밝혔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흔들림 없는 전동화 추진 전략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1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운영의 묘를 살려 전기차 투자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그룹은 경쟁사의 증설 지연과 다르게 대규모 증설 사이클에 8년 만에 진입한다"며 "향후 4년간 약 200만대의 규모로 공장 증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 조직을 대거 개편하겠다고 밝힌 것도 '미리미리'와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글로벌 소프트웨어(SW)센터 포티투닷, CTO, GSO,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본부 등으로 나뉜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해 SDV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그룹 AAM(미래항공모빌리티)본부장인 신재원 사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2024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AAM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로봇·AAM 등 미래 모빌리티서도 '퍼스트 무버' 입지 다진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잡은 '퍼스트 무버' 입지를 AAM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이날 신년회에서 완성차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AAM 등 미래 비전도 소개했다.

정의선 회장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김흥수 글로벌전략담당(GSO) 부사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향후 로봇은 인간 삶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로봇 AI 연구소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고 그룹 내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확장해 광범위한 가능성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AM본부장 신재원 사장도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로보틱스 등 완성차에서 통합 모빌리티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며 "앞으로 그룹사와 함께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발굴해 함께 성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독립법인도 함께 이끄는 신 사장은 다음주 미국에서 열리는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처음으로 UAM 기체를 선보일 계획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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