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격에 사망한 ‘하마스 전체 서열 3위’ 알아루리는 누구인가?
반이스라엘 무장 투쟁으로 15년 복역
“하마스 운영비는 대부분 이란이 제공한다. 하마스에서 그는 이란인으로 통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서 30년간 요직을 거친 우디 레비는 2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인터뷰하며 이스라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살레흐 알아루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만큼 이란과 하마스를 연결하는 중요 고리이자 하마스 금고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였다는 의미다. 전쟁 발발 이후 사태를 관망하던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알아루리 부국장 죽음에 일제히 격분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알아루리 부국장은 1966년 8월19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태어났다. 아랍 매체 알아라비아 등에 따르면 그가 본격적으로 반이스라엘 이념을 갖기 시작한 건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대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전공하면서부터다. 대학에서 반이스라엘 조직을 결성해 무력 투쟁 필요성을 설파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1987년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투쟁)를 계기로 생겨난 하마스 초기 구성원으로 합류해 자신의 본거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투쟁을 이어갔다. 알아루리 부국장 측근들은 “하마스에서 조직원 모집과 자금 조달에 특출난 재능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결국 1992년 이스라엘군에 붙잡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출소 후 2010년 이스라엘에서 추방됐다.
이후에도 시리아와 튀르키예, 카타르, 레바논을 오가며 반이스라엘 활동을 지휘했다. 특히 2014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을 납치·살해한 배후에 그가 있었다. 알아루리 부국장은 당시 “하마스 카삼 여단의 영웅적인 작전”이라고 말해 이스라엘의 공분을 샀다. 미국은 이듬해 알아루리 부국장에 현상금 500만달러(약 65억원)를 걸고 행방을 쫓았다.
2017년 하마스 정치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자리인 부국장에 오른 그는 이란, 헤즈볼라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하마스 몸집을 키웠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자치정부와 하마스의 협력을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지아드 나할레 사무총장과 회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외신들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가 어떤 관계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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