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9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원조 미키 마우스

이용성 기자 2024. 1. 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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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간판인 미키 마우스의 초대 캐릭터 저작권이 지난달 31일부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원조 미키'를 각색한 다양한 디자인을 디즈니사에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은 채 인형이나 만화 등으로 상업화할 수 있게 됐다.

결국 95년이 지나 원조 미키와 미니, 티거의 캐릭터를 본뜬 캐릭터를 저작권료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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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간판인 미키 마우스의 초대 캐릭터 저작권이 지난달 31일부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원조 미키’를 각색한 다양한 디자인을 디즈니사에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은 채 인형이나 만화 등으로 상업화할 수 있게 됐다. 미키의 여자 친구인 ‘미니 마우스(미니)’와 곰돌이 푸의 친구인 호랑이 ‘티거’도 같은 날 저작권 울타리에서 벗어났다.

1928년 11월 18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콜로니 극장에서 상영된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원조 미키마우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 시각) 기사에서 “1928년에 출판된 수천 개의 저작물이 95년 지나 기간 만료되면서 2024년 공개됐다”면서 “공개된 캐릭터 중 최고는 미키 마우스”라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원조 미키 캐릭터를 각색한 공포 영화가 3월 개봉한다는 소식과 예고편이 돌고 있다. 앞서 디즈니의 다른 인기 캐릭터인 ‘곰돌이 푸(Winnie-the-Pooh)’가 2년 전 저작권이 만료되자, 곰돌이 푸를 연쇄 살인범으로 각색한 공포 영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최장수 캐릭터 중 하나인 미키의 저작권 해제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여겨진다. 미키가 100년 가까이 미국 저작권법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저작권계의 거물’로 군림해왔기 때문이다. 미키 캐릭터는 1928년 11월 18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콜로니 극장에서 상영된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에서 본격 선보였다. 이 만화는 음악을 덧입히고 사람의 목소리를 더빙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으로 단숨에 관심을 끌었다.

디즈니와 전문가들은 그러나 흑백 그림체에 바지만 입고 있었던 ‘증기선 윌리’ 속 원조 미키만 저작권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저작권이 남아 있는 후기 미키 캐릭터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상·하의를 갖춰 입은 컬러 미키, 치마 대신 바지를 입은 선장 미니 등 시대상을 반영해 모습을 바꾼 1928년 이후 버전은 여전히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유사한 캐릭터를 쓸 경우 월트 디즈니사에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원조 미키의 저작권이 만료됐지만, 상표권은 종전대로 유지된다. ’미키 마우스(Mickey Mouse)’라는 캐릭터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금지된다는 설명이다. 상표권은 특정 저작물이나 상품의 원작자를 소비자들이 오인하지 않도록 상표 출원자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하는 권리로, 유효기간이 있는 저작권과 달리 무기한 갱신할 수 있다.

미키 마우스 가면을 쓴 살인마가 등장하는 공포영화 '미키스 마우스 트랩' 예고편의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원조 미키 등장 당시 미국 저작권법이 규정한 저작권 보호 기간은 56년이었다. 1790년 저작권 개념 도입 당시엔 28년이었는데, 1831년 56년으로 늘었다. 이후 1976년에 56년에서 75년으로, 1998년 75년에서 95년으로 저작권 보호 기간이 두 차례 늘었는데, 모두 미키의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월트 디즈니사의 집요한 의회 로비 영향이었다.

1998년 저작권법 유효기간 연장법은 미국 언론에서 ‘미키 마우스 보호법’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과도한 저작권 보호라는 비난 여론에 따라 2003년 미 연방대법원에서 이 법에 대한 위헌 법률 심판이 열렸는데, 합헌 판단이 내려졌다. 결국 95년이 지나 원조 미키와 미니, 티거의 캐릭터를 본뜬 캐릭터를 저작권료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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