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號가 ‘586 운동권 정치’를 진정으로 넘어서고 싶다면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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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테제'에 몰입한 사람들은 결국 우리 정치의 본질이 '공공선'이란 사실을 잊곤 한다.
그럼에도 '586 운동권 정치 청산' 같은 안티테제가 취임 일성(一聲)인 건 이해하기 어렵다.
'586 운동권 정치 청산'은 중요하지만 시대정신은 아니다.
시대정신이란 586 운동권 정치를 청산함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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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테제’에 몰입한 사람들은 결국 우리 정치의 본질이 ‘공공선’이란 사실을 잊곤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하고, 꼬리가 몸통을 흔들게 놔둔다. 어느 순간 그토록 싫어하던 상대방의 모습과 닮아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역시 우리를 들여다보는 법이다.
한 위원장은 민 전 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바로 공개 사과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사건 발생 5일 만에 등 떠밀리듯 대한노인회를 찾아갔다.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없다든지 하는 그런 심리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비대위원장 수락연설 때도 그랬다. 더불어민주당·운동권을 비토하는 격정이 몰아친 탓에, 당의 위기 진단이나 나라의 미래를 말하는 대목은 전부 풍랑에 휩쓸려 버렸다.
저격수 일변도의 비대위 편성은 이미 결과를 예고하고 있었다. 비대위가 대야(對野) 투쟁, 이념 공세에 전념하는 동안 민생과 미래에 대한 담론은 벌써 뒷전으로 밀려났다. 비대위에 인공지능·인구·경제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사실도 한동훈호(號)가 가리키는 방향에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여당이 이념투쟁에 골몰한 나머지 민심을 잃었다는 강서구청장 선거의 교훈은 다시 사라져 간다.
악인을 수사·기소하는 검사는 ‘안티테제의 결정체’다. 훌륭한 정치인은 그러한 안티테제를 넘어 ‘공공선’을 앞세울 때 비로소 탄생한다. 한 위원장도 정계 입문 직전 “여의도 문법이 아닌 5000만 국민의 문법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586 운동권 정치 청산’ 같은 안티테제가 취임 일성(一聲)인 건 이해하기 어렵다. ‘여의도 문법’을 넘어 검찰청이 위치한 ‘서초동 문법’에 가깝다는 인상마저 준다.
‘586 운동권 정치 청산’은 중요하지만 시대정신은 아니다. 시대정신이란 586 운동권 정치를 청산함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이다. 한 위원장은 정치인인가, 아니면 아직도 검사인가. 그가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 언급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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