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함 버리고 사이다 탄산 극대화한 박민영 버전 '재벌집 막내아들'('내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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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 의 여성 버전이라고나 할까. 재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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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재벌집 막내아들>의 여성 버전이라고나 할까.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도 모자라 그들에게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의 인생 2회차를 그리는 회귀물이다. 회귀물의 정석대로 주인공은 첫 회만에 사망하고 다시 10년 전으로 회귀한다. 강지원은 이제 또 한 번 주어진 이 인생 2회차에서 자신을 불운하고 비극으로 몰았던 그 삶에 반격을 가하려 한다. 복수와 성공을 모두 이루려 한다.
2013년으로 돌아간 강지원은 이미 사귀고 있는 훗날 끔찍한 남편이 될 박민환(이이경)을 어떻게 떨궈버릴까를 고민한다. 또 절친인 척 자기 옆에 붙어서 사실은 남편과 바람을 피우고 끝내 자신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정수민(송하윤)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지만 그 대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이 인생 2회차의 법칙을 알게 된 강지원은 방법을 찾아낸다. 그건 바로 쓰레기 같은 남편을 정수민과 결혼시키는 것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라는 기막힌 제목의 상황이 생겨난 이유다.
이미 벌어질 일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강지원에게는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수민이 자기 몰래 했던 일련의 일들을 기억해낸 강지원은 그 위기의 순간들을 기회로 바꾼다. 자기가 원하는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말을 거절해 삐친 정수민이 일부러 음식을 강지원의 옷에 쏟아부었던 일은 그래서 이를 반격의 기회로 삼은 강지원에 의해 박민환에게 벌어진다. 박민환의 비싼 명품 셔츠에 넘어지며 쏟아진 정수민의 음식들로 범벅이 되게 만든 것.
이처럼 강지원의 인생 2회차가 보여주는 복수와 반전은 저 <재벌집 막내아들>의 비장함과는 사뭇 다르다. 로맨틱 코미디 오피스물에 적용된 회귀물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런 디테일한 사건들의 반전은 오히려 일상적이라 시청자들에게는 실감나는 통쾌함으로 다가온다.
쓰레기 남편이었던 박민환을 여시같은 정수민에게 떨궈내는 강지원의 인생리셋 반전은 거기서 머물지 않고 유지혁(나인우)이라는 같은 부서 부장과의 로맨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을 무심한 듯 돕는 이 인물은 어딘가 강지원의 비밀(인생리셋)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이미 강지원과 인연이 있었지만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해 엇갈렸던 걸 그 역시 인생 2회차를 맞이하고 있는 듯한 '운명적인 사랑' 같은 기운이 그에게서는 느껴진다.
게다가 오피스물이니 빠질 수 없는 것이 성공담이다. 어떤 주식을 사면 돈을 벌 수 있는지를 다 알고 있는 강지원이지만, 그것보다 이 드라마에서 이 인물이 꿈꾸는 건 매번 제출하는 기획안을 보지도 않고 집어던지는 김경욱(김중희) 과장 같은 장애물을 치워버리고 일로써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서 김경욱 과장에 의해 오래도록 가스라이팅 당해 자신이 무능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양주란(공민정) 대리와 강지원에 호감을 갖고 든든한 지원군이 된 유희연(최규리)이 마치 도원결의라도 하듯 하나로 뭉쳐 성공 서사를 그려갈 예정이다.
<재벌집 막내아들>류의 회귀물이 갖는 무게감은 덜하지만,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보다 즉각적이고 실감나는 현실적인 사이다의 톡톡 쏘는 맛이 있다. 능력도 있고 누구보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득시글대는 빌런들 때문에 무능력자 취급받고 성공의 기회 또한 빼앗기며 심지어 사랑조차 배신당하기도 하는 답답한 현실에 날리는 사이다 한방.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주는 기대감이 만만찮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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