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확장술 후 남은 발의 괴사…최대한 살리려면 중요한 ‘이것’
갑작스럽게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난 경우, 가장 필요한 치료는 심장 혈관을 평가하고, 필요시 즉시 '혈관 확장술(혈관 성형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막힌 혈관을 적절한 시간에 뚫지 못하면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겨우 심장을 살려내더라도 시술 후 발가락의 괴사 같은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다. 이 같은 합병증은 혈관 확장술을 시행하는 중 발생할 수 있는 혈전증, 색전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피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원인들이다. 또한, 중환자실 치료 중 혈압을 상승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들의 이차적인 부작용 때문일 수도 있다.
목숨을 살리기 위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지만, 이렇게 발의 괴사가 진행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고통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치료해 준 의료진에게 한편으로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혈관 확장술 이후에 발생하는 합병증은 주의하고, 노력해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이후에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발의 절단을 최소화하고, 보행이 가능한 발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당뇨발 혈액순환 부전 환자들에서 시행하는 '하지 혈관 확장술' 후에도 똑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환자의 발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수술이지만, 어떤 경우는 예기치 못한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당뇨발 환자의 괴사 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혈관 확장술을 시행해도,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90% 이상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5% 정도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혈관 확장술 후 피할 수 없는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이전보다 악화되는 5%다. 혈관 확장술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5%까지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혈관 확장술, 정확한 검사∙신중한 선택이 중요
혈관 검사에서 혈전증이 유발될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를 잘 선별하고, 이에 해당하는 환자는 혈관 확장술을 시행하기 전 혈전을 녹이는 전처치를 먼저 시도해야 한다. 혈전의 위험성이 높고, 협착이 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혈관 우회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혈관 시술 전·후의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고위험군 환자는 3차 병원의 중환자실 및 내과 협진 등이 가능한 곳에서 혈관 확장술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당뇨발 환자의 혈관병증의 경우 특성상 무릎 아래의 작은 혈관들이 막혀 있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술자의 기술과 경험이 풍부한 곳에서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혈관 확장술을 시행하기 전, 시술을 시행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최대한 시술을 하지 않은 상태로 상처가 호전될 수 있는지 평가하고, 가능하다면 환자에게 합병증이 발생하는 불상사를 피하며 당뇨발을 치료해야 한다. 이러한 평가는 혈관 시술, 혈관 검사 등을 오랜 기간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기에 당뇨발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아니면 결정하기 쉽지 않은 사항이다.
당뇨발 환자, 혈관 확장술이 끝 아냐
환자들이 가장 흔히 착각하는 것은 시술만 하면 당뇨발 치료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혈관 확장술은 당뇨발 치료를 위한 수많은 치료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혈관 시술 이후의 당뇨발 치료가 더 중요하다. 시술 후 변화하는 발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향을 잘 선택해야 발을 절단하지 않고 살려낼 수 있다.
이때, 혈관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치료가 가능한 당뇨발 센터에서 당뇨발 치료를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술 후 호전되는 상처의 양상과 발생하는 괴사 등 합병증은 여러 가지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까지 전체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험 있는 당뇨발 센터에서 발을 최대한 보존해서 치료할 수 있다.
당뇨발 환자 중 혈관 확장술 및 혈관 성형술 시행을 고민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먼저 당뇨발 센터를 찾아 혈관 시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명확하게 평가받길 권한다. 혹시라도 심장마비로 혈관 시술이나 하지 혈관 확장술을 시행한 후 당뇨발 또는 발괴사 진행으로 절단을 고민 중인 환자라면 대절단을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최대한 발을 보존해서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뇨발 센터를 찾아 정확한 상태 평가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이렇게 고민한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며, 꼭 이렇게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박정민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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