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 학생도 '조기 진학' 가능…의대 입시 발판 우려도
[EBS 뉴스12]
정부가 과학고에서 운영되던 조기졸업 제도를 영재학교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조기진학을 허용해 과학기술인재를 키우겠다는 건데요.
교육계에선 자칫, 의대 진입의 통로로 악용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앞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은 3학년을 거치지 않아도 대학 진학이 가능해집니다.
올해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들부터 대상입니다.
고교 과정을 일찍 끝마치고 갈 수 있는 대학은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 등 4대 과학기술원입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영재를 일찍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며 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계획을 바탕으로 '조기 진학' 제도가 올해부터 영재학교에 도입되는 겁니다.
정부는 과학기술원법 시행령을 바꿔 과학영재선발제도 적용 대상 범위를 영재학교 학생까지 확대했습니다.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에서는 과학영재선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일반고나 과학고 학생들만 위원회 심사를 통해 조기 진학이 가능했습니다.
과기부는 우선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이 정책을 먼저 시행한 뒤, 나머지 7개 영재학교에도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계에서는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라면서도 자칫 조기 진학이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일반 학생들보다 1년 먼저 대학에 진학한 뒤, 자퇴를 하고 의약학 계열 입시를 위해 재수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조기 진학을 했을 때 졸업 자격이 주어지거든요. (진학 후) 자퇴를 해버리면 이제 고등학교 졸업 자격으로 나중에 재수해서 의대 갈 수 있는 길은 열리지 않겠나…."
영재학교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에 진학하면 장학금 환수 등 불이익이 있지만, 지난해 입시에서도 영재학교 학생 83명이 의약학 계열에 입학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거 과학고 조기 졸업이 교육과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상황이 답습되지 않도록 과학기술원의 과학영재선발제도 운영을 세심히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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