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자 다수” “아이 2명 깔려”...일본 강진 현장 게시판엔 '구해달라' 호소문

최진주 2024. 1. 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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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자 다수', '아이 2명이 밑에 깔림'.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로 수많은 주택이 무너진 이시카와현 스즈시 시청 게시판에 적힌 글이다.

1일 이시카와현을 덮친 지진 규모 7.6 강진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10여 명 정도로 알려졌던 이시카와현 내 사망자 수는 2일 50여 명으로 늘더니 3일 오전 8시 기준 64명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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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덮친 지역 "주민 안부 확인 안 돼"
희생자 계속 늘어 3일 오전 64명 사망
지진 흔들림, 2011년 동일본대지진 필적
3일 일본 이바라키현 시카마치의 한 주택 지붕이 이틀 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 때문에 폭삭 무너져 있다. 시카=최진주 특파원

'매몰자 다수', '아이 2명이 밑에 깔림'.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로 수많은 주택이 무너진 이시카와현 스즈시 시청 게시판에 적힌 글이다. 이즈미야 마스히로 스즈시장은 3일 회견에서 "1일 밤부터 인명 구조를 계속하고 있지만 대응할 수 없는 사안이 72건 정도 있다"며 "도로가 끊어져 안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앞서 2일 저녁 회견에선 "괴멸적 피해를 당했다"며 "가옥의 90%가 완전히 파괴되거나 거의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 지역엔 5,8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었다.

1일 이시카와현을 덮친 지진 규모 7.6 강진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일 10여 명 정도로 알려졌던 이시카와현 내 사망자 수는 2일 50여 명으로 늘더니 3일 오전 8시 기준 64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노토반도 끝에 있는 해안 마을인 와지마시(31명)와 이웃한 스즈시(22명)의 피해가 컸다. 이 두 곳의 사망자가 전체 희생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두 마을에는 무너진 집에 매몰된 피해자들이 많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붕괴된 가옥의 수나 매몰자 수 등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망자 수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일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의 이틀 전 지진 후 화재로 타버린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와지마= AP 뉴시스

기시다 총리, 지진 구조 총력전 선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진 발생으로부터 40시간 이상이 경과해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다는 신고 등 구조 요청이 약 130건에 달한다"며 "구조 활동을 하는 자위대 인원을 1,000명 규모에서 2,000명 규모로, 구조견을 2배 이상으로 각각 늘리겠다"라고 설명했다.

지진이 덮쳤던 노토반도에선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향후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날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강진 이후 발생한 진도 2 이상 여진은 200여 차례에 달한다. 진도 4, 5의 강한 흔들림이 느껴질 때마다 피난소에 대피 중인 주민들은 계속 공포에 떨었다. 3일 오전에도 규모 5.5, 진도 '5강'의 강한 여진이 발생, 고속철도인 신칸센이 일시 정지하기도 했다.

일본 소방관과 구조대원들이 3일 이시카와현 스즈시에서 이틀 전 지진으로 무너진 주택을 수색해 수습한 시신을 옮기고 있다. 스즈=AP 뉴시스

지진 전문가인 박진오 도쿄대 교수는 "처음 발생한 규모에 필적하는 강한 여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강진 이후 지진 활동은 폭 150㎞ 지역에서 활발해졌고, 앞으로도 넓은 범위에서 이어질 수 있다"며 "지하 암반에 걸린 힘의 균형이 변화해 활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지진 흔들림 동일본대지진 필적

이번 지진 때 발생한 흔들림 정도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필적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가장 강한 진동이 있었던 이시카와현 시카 지역에서 관측된 흔들림의 최대 가속도는 2,826갈이었다. 동일본대지진 때 미야기현 구리하라시에서 측정된 2,934갈에 버금간다. '갈'은 지진의 순간적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가속도 단위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지진은 진원 깊이가 16㎞로, 1995년 한신대지진과 거의 같았다"며 "진원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았던 것이 흔들림 정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나나오(이시카와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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