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 올해는 더 더울까?
지난해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는 통계가 나왔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기록은 올해 바로 깨질 가능성이 크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 포털을 보면 지난해 한국의 전국 평균기온은 13.7도를 기록했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의 기준으로 삼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연평균기온이다. 종전 1위였던 2016년 기록(13.4도)보다 0.3도 높았다 .
역대 연평균기온 3위는 2021년(13.3도), 4위는 2019년(13.3도), 6위는 2015년(13.1도), 7위는 2020년(13.0도), 8위는 2007년(13.0도), 10위는 2022년(12.9도)이다. 역대 1~10위 중 5위(1998년·13.2도)와 9위(1994년·13.0도)를 제외하면 모두 21세기다.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 모든 달의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3월과 9월 평균기온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역시 중순에 일주일가량 찾아왔던 한파를 제외하면 대체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해는 한국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역대 가장 더웠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1월30일 발표한 ‘2023년 기후 특성에 대한 잠정 보고서’에서 “2023년이 174년 동안의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미 국립해양대기청 역시 지난 174년 중 2023년이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99%가 넘는다고 예상했다.
과학자들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더울 것이라 예견한다. 지난해부터 지구 전체를 덥게 만들었던 엘니뇨 현상이 올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현재 태평양 지역에 발달한 엘니뇨가 ‘역사적으로 강력한’ 범주에 들 확률이 52%라고 보고 있다. 1950년대 이후 발생한 엘니뇨 가운데 5위 안에 들 만큼 강력한 엘니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라는 의미인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기승을 부리면 홍수, 가뭄, 폭염, 태풍 등 기상재난이 지구 곳곳에서 속출한다. 보통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겨울철에 고온현상과 가뭄이 발생하고, 중남미에는 잦은 폭우가 내린다. 한국은 겨울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많아진다. 앞서 한국 기상청은 지난 11월 엘니뇨로 인해 올겨울이 예년보다 포근하고, 이상 고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엘니뇨의 영향은 열대성 전염병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는 이유로도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22일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뎅기열 발병 사례가 급증하면서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500만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사망자는 50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기상청은 2년 연속 새로운 평균기온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전 지구 지표면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2027년이 역대 가장 더운 5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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