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값진 야구①] '국민 명장' 김인식 감독 "선수들, 겸손해야" 따끔한 쓴소리

박연준 기자 2024. 1. 3. 13: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야구를 비롯해 프로 선수들에 "겸손해야"
-한국 투수진에 "볼 스피드보다 정교함 신경쓰길"
-KBO리그 AI 심판 도입에는 "미지수라고 생각, 성급한 결정 위기 초래할 수도" 우려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도량이 크며 생명력과 힘이 넘쳐난다. KBO리그는 지난해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코로나 시국 이후 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갑진년 새해, 2024 시즌이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MHN스포츠는 올해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보완점에 대해 야구 원로를 시작으로 각 부문 대표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갑진년 값진 야구① '국민 명장' 김인식 감독의 따끔한 충고

김인식 감독은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OB-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사령탑을 역임했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WBC, 2009년 WBC와 2015 프리미어 12 등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야구 대표팀의 활약을 진두지휘하며 여전히 '국민 명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3일 MHN스포츠를 통해 "가장 중요한건 학생 야구가 아닌가 싶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열매를 잘 맺을 수 있는 법인데, 한국 야구의 뿌리인 아마추어 야구는 여전히 열악하고 감춰져 있는 느낌이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건넸다.

그러면서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한 이정후(6년 1억 1,300만 달러) 등 한국 야구를 빛낼 선수들이 간간히 등장하는 것은 놀랠 일이다"라며 "다만 전체적인 한국 야구의 수준은 옛날보다 높아진게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마추어 야구에서 발전을 이루지 못하니, 상급 단체인 KBO리그 역시 진보(進步)하지 못했다는 것이 김 전 감독의 의견이다.

김 전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겸손한 자세다. 지난 해 한 국제 대회에서 모 선수가 보였던 세리머니 주루사도 그렇고, 겸손하지 않은 모습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야구 실력 외에도 인성과 겸손한 태도로 유명하지 않나. 한국 야구에서도 인성과 겸손을 겸비한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결국 고교야구, 즉 아마야구에서부터 이러한 겸손한 자세를 배워야한다. 훈육과 체벌은 다르다. 학생야구 선수들이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도자들의 진심 어린 교육이 더해진다면, 한국 야구 역시 매년 메이저리거를 탄생시킬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감독은 한국 투수진에 대해서도 "걱정이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 전 감독은 "과거에 비해 공이 빠른 강속구 투수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다만 정교한 제구력과 견제 타구 처리 등 투수 수비 능력까지 갖춘 투수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 "선동열, 송진우, 구대성과 같은 투수들이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던 것은 공이 빨라서가 아니다. 제구력과 안정적인 투수 수비를 보였기 때문이다"며 "투수들이 공 스피드에만 집중하지 않고, 정교함에 더 신경 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려의 목소리 속에서도 김인식 감독의 극찬을 받아낸 선수가 있었다. 바로 한화 이글스 문동주다. 문동주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가장 큰 역할을 해낸 선수다. 대만과 결승전에 선발 투수로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고, APBC에서도 호주와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5⅔이닝 2실점 활약하며 대표팀 차기 1선발로 기대 받고 있다. 

김 전 감독은 "문동주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호투는 최고의 투구였다. 볼 스피드와 제구가 뛰어났으며 특히 무엇보다 이닝을 풀어나갈줄 아는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라며 칭찬했다. 여기에 "문동주가 향후 대표팀을 이끌어 나갈 투수임은 확실하다. 한국 야구에 이런 선수들이 더 나와야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2024 KBO리그는 많이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로봇 심판)과 피치클락 등 새로운 제도가 올 시즌부터 시작된다. 특히 ABS의 경우엔 KBO리그가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

다만 김인식 감독은 "나는 미지수로 본다"고 운을 뗀 뒤, "아마추어 야구와 KBO 퓨처스리그에서 ABS 제도를 시행하면서 수많은 실수가 나오지 않았나. 위험 요소가 여전히 있음에도 도입하는 것을 보면 너무 앞서가려고만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걱정했다.

또 "국제대회 성적은 리그 인기와 직결된다. 메이저리그와 국제대회에서 ABS가 사용되지 않는데, 우리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다시 사람 심판을 마주했을때 스트라이크존에 헷갈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변화를 일궈내는건 좋은 일이다. 다만 성급한 결정은 오히려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인식 감독은 올해 11월 열리는 2024 프리미어 12의 선전을 기대했다. "800만 관중은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KBO리그가 지속해서 팬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올해 국제 대회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의 겸손한 태도, 투수들의 정교한 모습이 더해진다면, 이번 프리미어 12에서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