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화산이 무려 400개…코앞에서 포착한 목성 위성 ‘이오’

이정호 기자 2024. 1. 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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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주노’, 1500㎞ 접근해 촬영
종기 형태의 산악 지형 선명히 확인
용암 움직임 등 활화산 연구에 기여
지난해 12월30일(미국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우주탐사선 ‘주노’가 촬영한 목성 위성 ‘이오’ 모습. 이오 표면 1500㎞까지 접근해 찍었는데, 이는 22년 만의 최근접 기록이었다. NASA 제공

지구와 금성을 빼고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활화산을 가진 천체인 목성 위성 ‘이오’가 민낯을 드러냈다. 우주탐사선 ‘주노’가 이오 코앞까지 접근해 피부에 난 종기처럼 솟아오른 산악 지형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과학계는 이번 촬영이 이오의 화산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달 30일 촬영한 이오 사진을 일반에 공개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NASA는 2016년부터 목성 주변에서 운영 중인 우주탐사선 ‘주노’를 이오 앞 1500㎞까지 접근시켜 이번 사진을 찍었다. 1500㎞는 달과 지구 간 거리의 253분의 1이다. 우주적인 개념으로 보면 매우 가깝다. 2001년 ‘갈릴레오 탐사선’이 이오 앞 181㎞까지 다가간 이래 22년 만의 최근접 거리다.

이오는 반지름이 1821㎞로, 달(1738㎞)과 비슷하다. 이오의 가장 큰 특징은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점이다. 활화산이 400개나 된다. 사실상 지표면 전체에서 용암이 분출한다.

태양계에서 화산 활동이 확인된 천체는 이오를 제외하고는 지구와 금성밖에 없다. 금성도 지난해에야 활화산의 존재가 알려졌다. 활화산은 그만큼 태양계 내에서는 특이한 현상인 셈이다.

NASA가 이번에 공개한 이오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표면에 올록볼록 솟아 있는 돌기다. 돌기의 정체는 산이다. 산의 높이는 최고 10㎞에 이른다. 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m)보다 높다. 이런 산 가운데 일부가 화산이다. 지표면에서 노란색을 비롯한 다양한 빛이 감도는 것은 활화산에서 나온 용암에 포함된 황 화합물 때문이다.

이오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이오 주변을 도는 천체의 중력 때문이다. 목성, 그리고 목성 주변을 공전하는 이오 외 위성들의 중력이 이오를 주무른다. 이오 지표면이 100m 높이로 오르내릴 정도다. 이런 움직임은 지표면 밑의 마그마를 자극하고, 이 때문에 끊임없이 용암 분출이 일어난다.

NASA 연구진은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진을 통해 이오에서 화산이 얼마나 자주 분출하는지, 온도는 어느 정도인지, 용암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ASA는 지표면 아래에 마그마로 구성된 바다가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다음달 3일 주노는 재차 이오 앞 1500㎞까지 접근해 사진을 찍는다. 이를 통해 화산과 관련된 자료를 더 많이 수집할 계획이다. 주노의 수명은 2025년 9월까지다. 이후 목성 대기로 돌진시켜 폐기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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