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돌아온 오사카, 前 세계 1위는 넘지 못했다
임신과 출산으로 1년 넘게 코트를 떠났던 여자 테니스 오사카 나오미(27·일본)가 복귀전 승리 기운을 이어가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오사카는 3일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호주 브리즈번 대회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2·체코·세계 39위)에게 세트스코어 1대2(6-3 6-7<4-7> 4-6)로 졌다. 첫 세트를 선취했지만, 나머지 2개의 세트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지난 1일 열린 공식 단식 복귀전(대회 64강전)을 승리로 장식한 오사카는 이날 ‘난적’ 플리스코바는 넘지 못했다. 플리스코바는 이 대회에서만 3회(2017, 2019, 2020년) 우승하고, 2017년 7월에 단식 세계 1위까지 올랐던 실력자다. 오사카는 플리스코바와의 역대 전적에선 2승4패 열세로 격차가 벌어졌다.
2022년 9월 도쿄 팬 퍼시픽 오픈 이후 임신과 딸 출산 등으로 1년 4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온 오사카는 14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을 앞두고 기량 점검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비록 조기 탈락했지만, 전(前) 세계 1위 플리스코바를 상대로도 대등한 싸움을 펼치며 다가올 호주 오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오사카는 21세이던 2018년 US오픈에서 당시 ‘테니스 여제’로 군림했던 세리나 윌리엄스(43·미국·은퇴)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이름을 알렸고, 이어 열린 2019년 호주 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2020년 US 오픈과 2021년 호주 오픈을 포함해 총 4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바 있어 그가 투어에서 우승한 건 2021년 호주 오픈이 마지막이다.
아이티 출신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다문화 정체성을 바탕으로 흑인·아시아인 인권과 관련한 목소리도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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