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도 왔다"..이효리, 솔직함으로 채운 첫 '레드카펫'(종합)[현장의 재구성]

김나연 2024. 1. 3. 12: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나연 기자]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첫 막을 열었다. 호화로운 게스트들과 함께한 첫번째 현장은 이효리 특유의 솔직함에서 비롯된 게스트와의 티키타카로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 녹화가 진행됐다. '더 시즌즈'는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지난 30년간 이어온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는 시리즈다. 한 진행자가 약 3개월간 진행을 맡는 시즌제 형태로, 그간 '박재범의 드라이브',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까지 세 시즌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런 가운데 이효리는 '더 시즌즈' 네 번째 시즌의 MC로서 '이효리의 레드카펫'을 이끌게 됐다.

약 1천 여 명의 방청객이 모인 가운데 'Full Moon' 무대로 포문을 연 이효리는 "음악 프로그램은 12년만,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무대 위에 서게 됐다"며 "제주도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음악적 소통에 대한 갈증이 좀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하고싶다고 얘기한 것이 많은 후배들, 선배님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눠보고 좋은 음악도 물어보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제가 MC로 낙점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념비적인 첫 녹화 현장에는 대다수 이효리와 인연이 있는 이들이 게스트들이 함께했다. 이효리는 지난 2012년 정재형과 함께 SBS '정재형 이효리의 유앤아이'를 진행했지만, 단독으로 MC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 때문에 "떨린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던 이효리는 연예계 선, 후배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무사히 진행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베베 크루는 수많은 챌린지 영상을 낳으며 화제가 됐던 'Smoke'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환호를 자아냈다. 이어 'MANIAC', 'Chill'에 이어 이효리의 'Chitty Chitty Bang Bang'으로 마무리 지으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특히 리더 바다는 이효리와의 인연을 깜짝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효리 님이 저한테 레슨을 받고 싶다고 하셔서 두 번 정도 했었다"고 말했고, 이효리는 "그게 너였냐"며 "너무 신기하다. 제가 춤추는 걸 보고 너무 멋있어서 레슨을 받고싶다고 했다. 사당동에 작은 연습실에서 두 번 배웠는데 영상 남기겠다고 찍고 또 찍었다. 근데 계속 틀려서 결국은 못썼다"고 털어놨다.

이효리는 "그때 저는 그냥 키 크고 착하고 춤 잘 추는 친구 이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스우파2' 1등을 이끌어낸 수장이 될 줄은 몰랐다"고 깜짝 놀랐다. 또 "'스우파2'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팬분들이 많이 생겼다. 팬분들과 함께 같이 만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바다에게 "나도 불러달라. 다시 연습을 잘 해서 그때 배웠던거 한번 해보자. 이제는 내가 영광일 것 같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어 '오날오밤'을 이끌었던 이찬혁은 선글라스에 구레나룻을 붙인 강렬한 모습으로 객석에서 등장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찬혁은 "우리때보다 리액션이 훨씬 좋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서운함을 드러냈고, 이효리는 "찬혁 씨가 나와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이찬혁의 파격적인 비주얼에 돌직구를 날리면서도 "(구레나룻) 저도 해볼까요? 잘 어울릴 것 같다. 예전에 남장해본 적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찬혁의 개성 넘치는 댄스를 즉석에서 배워 함께 췄다. 그러면서 "다음에 재밌는 거 있으면 저도 같이 하자. 횡단보도에 잘 서있을 수 있다"고 욕심내기도.

이찬혁은 "MC로서 이 무대를 서는 것과 게스트로서 무대에 서는게 완전 다른 일이더라. 저는 '오날오밤' 첫날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마음으로 올라갔다. 근데 분위기가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게 바로 캐치가 되더라. 주인공은 관객분들, 시청자분들이다. 내가 만족해야되는 무대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만족하는 무대가 여기서 나와야 된다는 걸 많이 배웠다"며 "칼을 갈았던 게 내가 주인공이 아닌 무대를 계속 여기서 보여주다가 오늘은 내가 주인공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동안 자제해왔던 끼를 '더시즌즈' 무대에서 대방출했다. 더불어 이효리가 불렀던 싹쓰리 '다시 여기 바닷가'를 선곡한 이찬혁에게 이효리는 "여기 이 곡을 쓴 상순 오빠도 와 있다"며 "잘 불러야 된다"고 말해 환호를 자아냈다.

이효리와 23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신동엽도 이효리의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효리는 "저희가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만났다. 그게 조회수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고, 신동엽은 "100만 나왔다. 사실 유튜브 첫 단추를 이효리 씨가 끼워줬다. 전 유튜브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데 이효리 씨 덕분에 구독자수가 100만이 넘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해서 평생 이효리의 노예로 살겠다고 했다"며 "너무 고맙고 그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효리는 얼마전 신동엽이 전 연인 이소라가 진행하는 '슈퍼마켙'에 출연한걸 언급하며 "3500만원짜리 목걸이 그 부분에서 와이프분은 어땠냐"고 솔직하게 묻는가 하면, 본인 역시 '레드카펫'을 위해 전 남친들과 재회할 수 있다는 당당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저는 그렇게 공개연애를 한 적이 없어서 당당하게 하기 어렵다. 공개 아닌 공개는 많이 됐지만 딱히 제가 공개한 적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신동엽의 지원사격으로 "점점 마음이 편안하다"고 전한 가운데, 블랙핑크 제니의 등장으로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커다란 꽃다발과 편지로 이효리를 향해 "좋아한다"는 고백을 전한 제니는 과거 이효리와 마주쳤던 추억들을 전하며 "KBS는 처음인데 언니 보러 왔다"고 팬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특히 최근 1인 기획사 OA(오드 아틀리에)를 설립한 제니는 '레드카펫'을 통해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저의 개인 활동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제가 가는 길이 이상하더라도, 남들이랑은 다르더라도 잘 해내겠다는 뜻으로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털어놨다.

또 제니는 "제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공개하는 자리인데, 언니 앞에서 할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이에 이효리는 "큰 울타리 안에 있으면 안정감도 있고 지지받는 느낌도 있는 반면에 조금 답답한 느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둥지를 박차고 나가는 건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다독였고, "제가 2월에 안테나랑 계약 끝나니까 저도 한번 옮겨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두 사람의 특별한 '미스코리아' 듀엣 무대 역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게스트는 이효리의 연기선생님이기도 한 배우 이정은이었다. 처음 섭외 전화를 받고 "떨렸다"는 그는 "이렇게 또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흔쾌히 나오겠다고 했다"며 "청심환 먹고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효리에게 연기를 가르쳤던 추억을 되새겼다. 최근에도 이효리는 프로 레슬러 역할이 욕심난다며 연락을 했다고. 그는 "내가 하고싶은 게 있고 만약에 그걸 누가 실현시켜주실 분이 있으면 해보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또 이정은은 이효리의 첫 출발을 축하함과 동시에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홍보하며 뜻깊은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첫 녹화를 마친 이효리는 마무리로 KBS를 향한 손편지를 낭독하며 마지막까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선물 같은 첫 녹화였다"며 "항상 여기저기서 부르면 가고 새로 뭘 시작하면 도와주고 이런 걸 많이 하면서 지냈는데, 다른 분들이 제 프로그램에 와서 축하해주니 이런 기분이 굉장히 오랜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KBS를 향해 "내가 제주에서 지낸 10년동안 세상은 많이 변했고 다들 자리를 옮겼더라. 근데 넌 여기 이 자리에 그대로 있네. 핑클 시절에 잘생긴 남자 가수들 보고 싶을 땐 몰래 대기실을 빠져 나와서 커피 한 잔을 뽑는 척 하면서 마음에 드는 친구가 지나가길 기다리던 때가 있었는데. 하루에 5잔을 마신 적도 있었지. 내가 솔로로 데뷔하고 나서는 너랑 참 많이도 부딪혔어. 나는 자꾸 벗으려고 하고 너는 자꾸 가리려고 하고. 가슴도 안 도니다, 배꼽도 안 된다, 짧은 치마도 안 된다. 넌 참 보수적인 친구였어. 그래도 너 아니었으면 더 날라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고맙네. 잘 살고 있었지. 핑클에 있을때도 혼자일 때도 커다란 벤에서 내려 여기 이 스튜디오까지 걸어들어오던 모든 날들과 모든 길들이 나에게는 늘 레드카펫이었다. 이제 더 친하게 지내자. 반갑다 친구야"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여행스케치 '옛 친구에게'로 끝을 장식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