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올해도 R&D 투자·채용 줄이겠다

산기협, 기업 500곳 '2024년 R&D전망조사'
중기보다 대·중견기업이 경영환경 보수적 진단

R&D 투자 및 연구인력 RSI 전망. 산기협 제공

[파이낸셜뉴스] 연구소를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올해도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채용을 줄일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급망리스크 등 여러 대내외적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올해의 경영환경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올해 경영환경을 더 보수적으로 진단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R&D 투자 및 연구인력 채용전망'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024년도 우리 기업의 R&D투자와 인력 채용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 전망지수(RSI)는 각각 97.1, 93.3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전년 대비 감소를 의미한다. 이는 우리 기업이 R&D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19가 확산됐던 2020~2021년 감소한 R&D 투자는 2022년 100 이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세에 돌아섰다.

특히, R&D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56.5%가 주요 요인을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라고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28.2%가 R&D 자금확보 어려움, 11.1%가 사업 추진 축소 등이 뒤를 이었다.

R&D 투자 증가를 전망한 기업들은 35.8%가 기존 사업 추진 확대, 33.2%가 경영자의 강력한 연구개발 투자 의지, 11.7%가 R&D 자금 확보 기회 확대 등을 꼽았다.

올해 R&D 투자 전망은 기업 규모에 따라 온도 차이를 보였다.

대·중견기업의 R&D 투자와 인력 RSI는 모두 감소 전망을 의미하는 100 이하의 결과를 보이며 부정적으로 예측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연구인력 채용이 줄어들겠지만, R&D 투자는 전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산업별 연구인력 채용 전망치의 경우 모든 산업에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며, 특히 올해에는 증가가 예상됐던 기계, 정보통신 분야도 감소로 돌아섰다.

이와 더불어,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R&D협력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국가 R&D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 기업의 75%는 국제 공동협력을 통한 R&D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국제 공동 R&D를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협력대상 찾기 어려움을 36.6%가 꼽았다. 또 22.5%가 언어 및 문화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19.9%가 국내 연구 대비 높은 비용, 14.7%가 연구성과(특허 등)의 분쟁 가능성 등으로 나타났다.

산기협 고서곤 상임부회장은 "약화되는 기업의 R&D 투자 동력을 되살릴 수 있도록 정부는 자금, 세제, R&D 인력지원 등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국제협력 R&D 활성화를 위해 정보제공,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지원 등 면밀한 정책적 고려와 지원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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