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위기학생 선별 검사 도구 도입…상시 진단 가능

교사가 관찰하고 필요하면 언제나 시행
초등은 학부모가, 중·고교는 학생이 실시
3년 주기 정서·행동특성검사도 개편 추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해 9월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중학교 학생들이 2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 2023.09.08. ks@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올해 3월부터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뒤 필요하면 어느 때나 정신 건강을 살펴 볼 수 있는 진단 검사가 도입된다. 학부모나 학생이 교사에게 요청하면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올해 3월 새 학기부터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상시 활용이 가능한 위기학생 선별 검사 도구 가칭 '마음 이지(EASY)검사'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초·중·고에는 매년 4~5월 실시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가 있는데 상시 검사가 아니라 초등학교 1·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3년마다 받는다. 이에 정신건강 위기 학생을 학교에서 조기에 찾고 적절한 시기에 치유와 회복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언제나 쓸 수 있는 검사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다.

가칭 '마음 이지 검사'는 교사가 학생을 수업 등 평소에 관찰하면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실시할 수 있고 결과는 교사에게만 제공된다. 교사는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검사를 받고자 하는 학부모와 학생은 교사에게 직접 요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에 활용할 수 있고 정서·불안, 대인관계·사회성, 외현화문제, 심리외상(트라우마), 학교적응 등 문항으로 구성됐다. 초등은 36개 문항, 중·고교는 37개 문항이다.

초등학생은 학생들이 검사 문항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정서·행동특성검사와 같이 학부모가 검사를 대신 실시하고 중·고교 학생은 본인이 직접 시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고교는 극단 선택 위기를 파악하는 문항이 들어 있다면 초등에서는 학교 적응이나 정서 불안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학교에 채팅, 음성, 대면 상담 및 전문기관 연계 등 단계별 정신건강 상담 체계도 구축한다. 보다 양질의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상담 및 초등 담임교사 대상 상담 전문성 제고 교육도 나선다.

기존 정서·행동특성검사도 개편한다. 정신건강 전문가를 통해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며 검사 결과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초등 65개 문항, 중·고교 63개 문항이 있는데 올해 중에 학생들의 성격 특성에 맞게 문항을 개편하고 내년 3월부터 개편된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생과 학부모가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고 우편으로만 발송하던 결과지를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도록 바꾼다.

의료 취약 지역에 거주하거나 비용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도 두터워진다.

치료 거부 학생을 위한 '정신건강 전문가 학교방문 서비스'와 학생 1인 당 200~300만원을 지급하는 진료·치료비 지원사업의 인력과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감정·충동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해 교육을 제공하는 '마음챙김 교육'도 연내 개발해 내년부터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 정보를 학생이 분별할 수 있도록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교육 자료를 개발해 학교에 보급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5일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정신건강정책 비전 선포대회'에서 발표한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의 일환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의 마음건강은 학교와 가정, 그리고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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