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네다공항 기체 충돌사고 규명 착수…해상보안청機, 과실 가능성

JAL, 착륙 허가받아…해상보안청機, 활주로 앞까지만 주행 지시
국교성 운수안전위 조사관 파견…경시청, 업무상 과실치상 염두

[도쿄=AP/뉴시스] 3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전소된 일본항공(JAL) 여객기 모습이 보인다. 2일 오후 승객 367명, 승무원 12명 등 379명이 탑승한 JAL516편 여객기가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던 중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하며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여객기 탑승자 전원은 무사히 탈출했으나 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2024.01.0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도쿄 부근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충돌한 사고에 대한 국토교통성 산하 운수안전위원회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이 이번 충돌을 항공사고로 인정하자 운수안전위는 항공사고 조사관 6명을 2일 밤 현지에 파견했다. 3일부터 사고 현장 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운수안전위 조사와 병행해 경시청도 수사에 나선다. 경시청은 3일 도쿄공항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향후 현장검증과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같은 활주로 위에서 왜 2개의 기체가 교착했는지, 경위의 해명에는 관제관과의 교신 기록 분석과 양 기장들의 인식의 확인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조사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것이 관제사와 일본항공기, 해상보안청 항공기와의 교신기록 분석"이라며 "관제측에는 음성 데이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운수안전위는 내용 검증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지지통신은 일본항공기가 착륙하려고 했을 때, 해상보안청 기체가 이미 활주로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NHK도 "국토교통성이 확인한 결과, 사고 전 관제사로부터 일본항공 여객기에 대해 활주로 진입 허가가 난 반면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대해서는 활주로 앞까지 주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항공 여객기가 착륙하는 활주로에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진입한 이유 등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운수안전위원회와 경시청은 관제사와 두 항공기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조사하고 원인 규명을 서두르고 있다.

활주로에 여러 기체가 진입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안전한 이착륙의 전제가 된다. 이를 위해 공항 관제사가 각 비행기와 교신해 활주로 진입을 허용하거나 유도로(활주로·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통로) 대기를 명령해 접촉을 피한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관제사는 보통 활주로마다 배정된다. 같은 활주로를 사용할 때는 민간기도 공공기관의 항공기도 같은 관제사로부터 지시를 받는다. 유도로에서 활주로로 들어갈 때는 바로 앞 정지선에서 일시적으로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활주로 진입에는 관제사의 허가가 필수적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노토반도 지진 피해 지역으로 물자 운반을 위해 이륙하려고 유도로에서 C 활주로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항공 측은 2일 밤 기자회견에서 "착륙 허가는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승무원의 청취를 바탕으로 활주로에 정상 진입해 평소와 같은 착륙 조작을 시작했더니 충격이 있어 사고가 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충돌사고 현장에서는 두 기체의 손상 상황도 자세히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상 상황의 분석은 양 기체의 충돌 당시 위치나 화재에 이른 경위 등을 규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운수안전위의 조사 목적은 사고 책임 추궁이 아니라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다. 조사를 통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관계기관에 안전대책 향상을 위한 권고 등을 내놓는다.

항공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연 단위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1994년 나고야 공항에서 대만 국적기인 중화항공기가 착륙 직전 실속해 추락한 사고에서는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약 2년3개월이 걸렸다.

한편 일본항공의 여객기(A350 기종)를 생산한 에어버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에 따라 사고 조사를 기술적 관점에서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 팀을 파견했다. 또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도 조만간 조사단을 일본에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사고는 2일 오후 5시50분께 발생했다. 삿포로(신치토세)발 하네다행 일본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C활주로에 진입한 후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해 두 기체 모두 화염에 휩싸였다. 이 충돌사고로 해상보안청 승무원 6명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항공 측은 승객 379명 중 14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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