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논의 멈춰"…이재명 습격 여파, 이낙연 신당 추진 '차질'

당초 4일 예정된 창당 선언 연기…구체적 일정 못 잡아
늦어도 2월 내 발기인 대회·창당대회 해야

(서울=뉴스1) 김경민 강수련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이재명 대표가 습격당한 사건을 예의주시하며 신당 창당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늦어도 2월 말 법이 인정하는 신당 창당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이 전 대표는 이르면 4일 신당 창당 선언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국민께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며 "승리해서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습격 사건으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도 잡지 않았다. 이 전 대표 측은 뉴스1에 "이 대표에게 불행한 일이 있고 나서부턴 창당 관련 논의를 멈췄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늦춰져도 2월 안엔 창당 발기인대회와 창당대회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4·10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을 기준으로 역순하면 2월 말까진 창당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 후보자 등록은 오는 3월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후보자 등록을 하려면 전과, 학력, 세금, 병역 등 각종 서류가 사전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 관련 자료를 마련하는 데에 보완 등을 거치기에 통상적으로 1달 정도가 걸린다. 2월 말까지는 법이 규정하는 신당이 창당되어야 하는 셈이다.

정당법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정당으로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에 중앙당이 등록하려면 정당의 명칭을 비롯해 창당대회 회의록 사본 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2월 내 신당 창당대회가 예측된다. 정당을 설립하기 위해선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해야 하는데, 발기인대회는 늦어도 2월초가 예상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의 경우 지난달 말 결성 신고를 완료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대표.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 전 대표가 보폭 조절을 하자, 당내에선 다시 신당 철회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 사건 때문에 이 전 대표가 갑자기 생각을 바꾸리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민주당과 함께 해 온 분이신데, 지금 단계에서 본인과 견해가 다르다고 당을 떠나는 것은 이 전 대표를 지지하고 사랑했던 분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과연 정치가 무엇인지, 상대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왕관을 쓴 60대 남성에게 공격당했다. 이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혈전제거를 포함한 혈관재건술을 받고선 회복 치료 중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