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딸만이라도…” 승객들이 전한 日 비행기 화재 현장 상황

강구열 2024. 1. 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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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5시50분쯤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비행기 화재 사고는 이렇게 시작됐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으나 승객, 승무원 379명이 모두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착륙 직후 해상보안청 소속 비행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하자 승객들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가 멈추자 승객들은 일제히 기체 앞부분으로 달려가 에어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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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하고 소리가 나더니 큰 충격을 받았다. 창밖을 보니 날개에서 연기가 나고 있고, 열기를 느꼈다. 곧 기내에도 연기가 찼다.”
 
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일본항공(JAL) 항공기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AP뉴시스
2일 오후 5시50분쯤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발생한 일본항공(JAL) 비행기 화재 사고는 이렇게 시작됐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으나 승객, 승무원 379명이 모두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당시 상황을 전하는 승객들의 증언을 3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착륙 직후 해상보안청 소속 비행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하자 승객들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어두워진 기내에서 울음 섞인 비명이 터져나왔고, “문을 열면 되지 않느냐”고 소리치는 승객도 있었다. 승무원들이 “침착해라”, “협조해 달라”고 외치는 가운데 머리를 숙인 채 몸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탑승한 20대의 한 여성은 “일단 두 살배기 딸만이라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안간힘을 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내 방송시스템이 고장나 승무원들은 육성이나 확성기로 승객들을 유도했다. 짐을 챙기려는 일부 승객들이 있어 제지를 받기도 했다.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타버린 일본항공 항공기. 도쿄=교도연합뉴스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가 멈추자 승객들은 일제히 기체 앞부분으로 달려가 에어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했다. 14명이 부상을 입기는 했으나 비행기에 타고 있던 379명 전원이 탈출에 성공한 건 사고의 긴박성을 감안하면 기적같은 결과였다. 10대 여성 승객은 “가족 전부가 생명을 구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고, 남성 승객은 “1분만 늦었어도 어떻게 되었을까 싶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후 하루가 지난 이날 국토교통성, 경시청은 본격적인 사고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의 핵심은 어째서 같은 활주로에 두 대의 비행기가 있었는 지를 밝히는 것이다. JAL측은 이날 “관제탑의 허가를 받고 착륙조작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통상 같은 활주로를 사용할 경우 같은 관제관으로부터 지시를 받는다”며 “유도로에서 활주로로 들어 갈 때 정지선에서 일시직으로 대기하는 경우가 많고, 진입할 때는 (관제관의) 허가가 필수”라고 전했다. 이어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제관, 비행기, 해상보안청 소속 비행기와의 교신기록 분석”이라고 짚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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