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서울 지휘봉 잡은 김기동 감독 "임기 내 우승 원해"[일문일답]

김진엽 기자 2024. 1.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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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능력 인정받은 지도자
KFA 올해의 감독상 등 수상해
"나를 믿고 따른다면 이뤄낼 것"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동 FC서울 신임 감독이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 시작 전 FC서울 머플러를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1.0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신임 감독이 서울의 과거 영광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동 감독은 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포항스틸러스에서 FA컵 우승을 한 뒤 변화를 줘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이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새로운 도전을 서울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담감도 있지만 설렘이 크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1991년 K리그1 포항스틸러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K리그1 제주유나이티드의 전신인 유공 코끼리, 부천 유공, 부천 SK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평가받으며 선수 활동을 했다.

이후 2003년 다시 포항으로 적을 옮겨 은퇴할 때까지 K리그 통산 501경기에 출전하며 K리그 역대 필드 플레이어 출전 2위 기록을 보유하는 등 K리그 레전드로 활약했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2013년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김 감독은 2016년 포항의 수석코치, 2019년부터는 감독으로 K리그 무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갔다.

2019, 2020시즌 2년 연속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김기동 감독은 202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지난 시즌 FA컵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이런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2일 대한축구협회(KFA) 주관으로 진행된 '2023 KFA 어워즈'에서는 2023년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동 FC서울 신임 감독이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03. mangusta@newsis.com


김 감독은 "올 한 해 과거 서울의 찬란한 영광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신있다"며 "서울은 K리그를 주도해서 이끌어가야 한다. 성적, 관중, 흥행 등 모든 면에서 우선이 돼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내 책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좋으면 모든 것들이 따라온다.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신경 쓰며 전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당장 올해는 '우승하겠다'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시작할 것"이라며 "그 이후 상황을 보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에 있는 동안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내 개인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부임한 만큼 팀 전력 구상이 한창이다. 지동원 등 떠날 선수들은 떠나보냈고, 기성용 등 잡기 원하는 선수들과는 협상 중이다.

김 감독은 "성용이하고는 전화통화로 오래 이야기했다.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이니 빨리 계약해서 나와 좋은 축구를 해보자'고 했다. 서울에 애정이 많은 친구라는 걸 느꼈다. 좋은 선택을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포항에서 함께 했던 (임)상협이 등은 (서울에) 와보니 있었다. 내가 데려온 건 아니다"며 농담을 한 뒤 "올해 재기하기 위해 휴가 때도 따로 훈련하는 거로 안다. 그들이 내 스타일을 잘 알기에 기존에 있던 서울 선수들한테 그런 부분을 잘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또 "몇 년 동안 파이널A(상위 스플릿)에 가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자존감이 떨어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한테 '김기동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인 나를 믿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를 믿고 따른다면 이뤄낼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은 오는 5일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GS챔피언스파크에서 김 감독 부임 후 첫 선수단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동 FC서울 신임 감독이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앞두고 열린 취임 행사에서 전달받은 구단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2024.01.03. mangusta@newsis.com


다음은 김기동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포항을 떠나 서울로 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포항에서) FA컵을 우승하고 변화를 줘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더 많은 고민을 했다. 주위에서 계속해서 성적을 내도 '김기동은 포항이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나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나를 평가할 때 '그렇게 평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고 (마침) 서울이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새로운 도전을 서울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면서 부담감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부담보다는 설렘이 컸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에 서울로 오게 됐다. 올 한 해 예전 서울의 찬란한 영광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자신도 있다. 팬들께서 올 한 해 웃으면서 지내졌으면 좋겠다."

-(서울 이적을) 선택하는 데 어떤 포인트가 매력적이었나, 가장 먼저 그 순간에 들었던 생각은.

"포항에서도 (계속 도전) 할 수 있었겠지만 이야기했듯이 많은 분이 너무 포항에서만 하다 보니 '김기동은 포항에 적합한 지도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도 이제 그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팀에서 나의 능력을 펼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서울에 나에게 잘 어울릴 거로 생각했고, 서울을 선택하게 됐다."

-관중은 늘었는데 성적은 미치지 못했다. (외부에서) 진단했을 때 가장 바뀌어야 하는 점은.

"관중이 많은 건 나에게도 좋은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있고 좋은 경기를 함으로서 팬들이 많이 온다고 생각한다. 일단 서울이 가장 바꿔야 하는 문제는 성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 년 간 계속 좋은 성적을 못 냈다. 외부에 있을 때 나도 (같은 리그 종사자로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아쉬움이 있었다. 서울이 상위권에 있을 수 있도록, 팬들이 원하는 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떤 식으로 변화를 줘서 상위권으로 가고 싶으신가. 당장 올해 목표는.

"서울하고 경기할 때 우리가 부담스러웠던 건 기술적인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황의조, 기성용, 윌리안, 조영욱 등 기술적인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런 선수들 때문에 우리가 지배하면서도 부담이 있었다. 내가 느꼈을 때 부족했던 부분은 (팀이) 조직적으로 돌아간다는 게 없었다. 기술적인 선수가 많으면 팀에 도움이 되지만 승리와 우승은 못 가져온다. 팀을 빨리 팀워크로서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데 노력하겠다. 주위에서는 그동안 많은 성적을 못 내서 6위만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거보다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본다. 당장 우승을 논할 수는 없지만, ACL(진출)을 목표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선수 가치도 올라가고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성용, 고요한 등 베테랑들의 거취는.

"그동안 팀에 와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하고 많은 미팅을 통해서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안 좋으면서 감독님들만 책임을 지고 나간 상황이 됐다. 성적이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됐다. 세대교체를 하면서 팀이 활력을 갖고 가야 하는 기대와 생각이 있다. 선수 수급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단장님과 소통하고 있다. 내가 왔는데 조만간 좋은 선물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함께 하게 돼 기대가 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런 선수들은 다 나갔다. (웃음) (기존에 있었던) 황의조, 황인범 등 다 좋은 선수다. 서울을 상대할 때 전방 압박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기성용이 있어서 압박하는 게 힘들었다. 탈압박이나 패스 등이 좋기 때문이다. 이제는 같은 팀으로서 선수와 함께하게 됐다. 아마도 (내 선수가 됐으니 상대) 전방으로 나가는 게 수월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포항 시절 울산HD에 강했다. 서울은 울산에 약했는데 달라진 모습을 보일까.

"전북현대, 울산에 승리하면 더 높은 곳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한정적으로 '이 팀을 이겨야겠다'고 준비한 적은 없다. 다만 한 팀 한 팀 이겨야 좋은 위치에 갈 수 있다. 울산과 전북은 우리에게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들을 이기지 못하면 높은 위치에 가지 못할 것이다. 울산, 전북뿐 아니라 모든 팀을 이겨 좋은 위치에 가고 싶다."

-서울에서 이런 부분을 더 고려하겠다고 계획한 부분이 있을까

"포항이라는 팀은 선수들하고 가깝게 지내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편하게 했다. 생활해 보지는 못했으나 서울은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선수들이 친밀한 관계를 못 맺는다는 걸 주변에서 들었다. 그런 부분부터 터치하려고 한다. 선수들에게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로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서 가깝게 다가가면서 고충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 주며 지내면 믿음이 생길 것 같다. 그런 믿음이 성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런 부분을 (바꾸려고) 준비하고 있다."

-과거 선수 시절 은사였던 니폼니시 감독에게 어떤 부분을 영향 받았나.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그 당시에 현대 축구를 추구했다. 가장 중요했던 건 소통이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감독님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못 하고 불편했는데, 선수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들어주셨다. 과격할 정도로 의견을 나누며 충돌했던 적이 있다. 선수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지냈던 게 기억난다. 그게 도움이 됐고, 지도자 생활하면서도 나에게 큰 역량으로 남는 것 같다."

-포항 시절 어린 선수들 잘 키웠는데, 서울에도 유망주가 많다. 눈여겨본 선수가 있는지.

"아직까지 많이 뛴 어린 선수는 내 데이터에 없다. 많이 뛴 강성진, 이태석 등은 기억에 남는다. 이들은 연령별 대표를 거쳐 국가대표까지 뛸 거라고 본다. 같이 훈련하면서 어린 선수들 지켜볼 거고, 발전시키는 게 내 몫이라고 본다. 그래야 팀이 경쟁하며 건강해질 것이다. (어린 선수들을) 눈여겨봐서 성장시키겠다."

-감독이 생각하는 서울다움은.

"그런 자신이 없었다고 하면 여기 안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게 두려웠고 그게 부담이 컸다면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감이 있어서 왔다. 서울다움이란 K리그를 주도해서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적, 관중, 흥행 등 모든 면에서 우선이 돼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내 책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들이 따라온다.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신경 쓰며 전진하겠다."

-앞서 선물을 바란다고 했는데, 원하는 선수 스타일이나 능력이 있나.

"기본적으로 나는 축구 스타일이 개인에게 치우치지 않고 팀으로 하는 걸 좋아해 그런 부분을 고려한다. 볼을 가지고 끄는 것보다는 직선적으로 앞쪽으로 볼을 보내는 걸 미드필더에선 원한다. 수비에서는 조금 더 터프한 선수를 원한다. 축구라는 게 우리가 볼 때 밋밋하면 재미가 없다. 같이 싸워줘야 재밌다. 공격 쪽에서는 조금 빠른 선수,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팀에 적응해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

-동계훈련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데 중점적으로 팀에 심어주고 싶은 게 뭐가 있나.

"체력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은 프로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이다. 그건 얘기할 필요가 없다. 일단 나도 새로 왔으니까 팀 조합에 대해 고민하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조직 훈련에 중점을 더 두어야할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몇 년 동안 파이널A(상위 스플릿)에 가지 못하면서 선수들이 자존감이 떨어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한테 김기동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인 나를 믿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를 믿고 따른다면 이뤄낼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다. 올 한 해 서울 팬들이 환호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게 그런 좋은 축구를 보일 수 있도록 내가 해내겠다."

-어제 감독상을 받을 때 더 발전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이 있나.

"포항에서도 1년 1년이 도전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를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실에 갇힌 서울을 살리고,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기성용과 따로 이야기 나눈 게 있나, 과거 포항에서 활약했던 임상협 등도 있는데 나눈 대화가 있나.

"성용이하고는 외국에 다녀와서 전화통화로 오래 이야기했다. 빨리 계약했으면 좋겠고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이니 빨리 계약해서 나와 좋은 축구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서울에 애정이 많은 친구라는 걸 느꼈다. 좋은 선택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존에 있었던 상협이 등은 와보니 있었다. 내가 데려온 건 아니다. 올해는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휴가 때도 훈련하는 걸로 안다. 그들이 내 스타일을 알기에 기존에 있는 서울 선수들한테 그런 부분을 잘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울을 살린다는 의미는 리그 우승 등이 될 수 있을까.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당장 올해 우승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ACL(진출)을 목표로 시작할 거다. 그 이후 상황을 보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 그걸 잡아서 서울에 있는 동안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내 개인적인 목표다."

-포항 시절과 유니폼 색이 비슷하다. 서울 프런트와 대화를 나눈 소감은.

"색깔이 비슷해 마음이 든다. 단장님과도 대화 나눴는데 편하다. 동료보다는 선후배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에서 소통하면서 구단에서도 나한테 문의한다면 언제든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 또 나는 경기장에서 입는 양복 대신 추리닝을 자주 입는다. 서울에서도 상황 봐서 좋은 데 알아봐서 추리닝 잘 디자인해서 입어보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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