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이재명 헬기 이송'에 "일반인도 가자면 태워주나… 특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중 흉기에 피습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피습 사태를 두고 의료계의 쓴소리가 나왔다. 당시 이 대표가 구급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 특혜라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 피습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문점이 있다. 근본적인 특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 과장은 "근거리에 수용이 가능한 병원 이송이 아닌 외상센터 119? 여기까지는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구급 헬기 이용은 왜? 일반인도 이렇게 '서울대 가자'면 119에서 헬기 태워주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수용할 수 있음에도 환자 사정으로 전원하는 경우 119 헬기가 이용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라며 "일반 시민들도 앞으로 이렇게 119 헬기 이용할 수 있는 것인가. 심근경색으로 당장 시술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환자 빠른 치료 위해 119 헬기 이송 요청했더니 '의료진 안 타면 이송 불가하다'던 119도 뭐라고 답변을 좀 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응급한 상황이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았어야 했고, 응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헬기까지 탈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여 과장은 "본인이 다치면 '서울대 가자'라면서 '지방 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 어째야 한다'는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돈 없는 일반 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받아라'와 뭔 차이가 있나"라며 "지역대학병원 무시하면서 본인은 우리나라 최고 대학병원으로 119 헬기 타고 이송한다. 이송 조건에 단 하나도 부합하는 게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습격을 받고 치료 중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정말로 의사가 부족해서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생기고 지방 의료가 붕괴했는지, 의대만 증원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유력 정치인이 직접 몸으로 보여주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과장은 "의사 입장에서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된 경우, 즉시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해야 했다"며 "이번 일은 응급 상황에서 전문가인 의료진의 의견을 무시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결정을 내리며 그 결과 환자가 무조건 서울, 그것도 빅5로 향하는 우리나라 의료 전체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