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이우 등 2개 대도시에 미사일 집중 공격

신기섭 기자 2024. 1. 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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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등을 드론으로 집중 공격한 러시아군이 2일(현지시각)에는 수도 키이우와 2대 도시인 하르키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 10기, 순항 미사일 70기, 칼리브르 대함 미사일 3기 등 다양한 미사일 약 100기를 동원해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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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드론 공격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동원
“잔혹한 전쟁 이어갈 능력 여전함을 과시”
러시아군이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벌인 이후 주차된 차량들 근처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새해 첫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등을 드론으로 집중 공격한 러시아군이 2일(현지시각)에는 수도 키이우와 2대 도시인 하르키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 10기, 순항 미사일 70기, 칼리브르 대함 미사일 3기 등 다양한 미사일 약 100기를 동원해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킨잘 미사일 전체 등 모두 72발의 미사일을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격추시키지 못한 미사일들은 키이우와 하르키우 시내에 떨어졌다. 이 여파로 키이우와 인근 지역에서는 4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치고, 하르키우에서도 한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내무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우크레네르고는 공습 여파로 키이우와 주변의 25만 가구가 정전됐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미사일이 이날 아침 키이우 시내 중심부인 솔로미안스키 지역의 9층 아파트 주변에 떨어져 많은 주민이 잠옷 바람으로 긴급 탈출했다고 전했다. 아파트 주민 올레나 바르비오노바는 처음에는 건물이 흔들리더니 곧 사방이 연기로 가득찼고 전기와 수도도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는데, 옷을 챙겨 입고 나와 보니 8~9층에 불이 났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리나 드지힐은 “러시아인들은 군사 목표를 공격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아이들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키이우 시내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거의 4시간 동안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많은 식당과 카페는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실내에서 나오지 않거나 지하철역 등으로 대피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저녁 늦게까지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며 “러시아군이 지난 사흘 동안 약 300기의 미사일과 200기 이상의 드론을 동원해 공격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공격은 파괴를 최대화하려고 특별히 계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 주변의 군수산업 시설과 서방이 지원한 미사일 및 탄약 보관 시설을 공격했다며 “공습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만 밝혔다.

우크라이나군도 이날 러시아 서부 국경 도시 벨고로드를 공습했다. 러시아군은 미사일 등 17개의 목표물을 공중에서 격추시켰다고 밝혔고, 현지 정부 당국은 미사일 공격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던 남성 한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은 러시아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잔혹한 전쟁을 이어갈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저스틴 브롱크 선임연구원은 “간단히 말해, 러시아는 경제를 전시 체제로 완전히 전환시켰다”며 현재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생산량은 한달에 40기에서 100기까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한편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지원받은 방공용 미사일을 소진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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