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5개월만에 물러난 하버드大 첫 흑인총장

김지은 기자 2024. 1. 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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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하버드대의 첫 흑인 총장이 5개월 만에 물러나며 이 대학이 1636년 개교한 이후로 최단기 기록을 남겼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매길 총장이 물러나자 게이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졌지만, 하버드대 이사회는 그의 유임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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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단기간 재임 클로딘 게이 총장
하원청문회 反유대 논란 이후
잇단 논문표절 의혹에 “사퇴”
2번째 아이비리그 총장 하차
2일 사임을 발표한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명문 하버드대의 첫 흑인 총장이 5개월 만에 물러나며 이 대학이 1636년 개교한 이후로 최단기 기록을 남겼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교내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미온적 대응으로 논란이 됐던 게이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총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는 이날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우리 공동체가 개인보다는 기관에 초점을 맞춰 이 특별한 도전적인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제가 사임하는 것이 학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사임 배경을 설명했다.

게이 총장은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한 뒤 교내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에 대한 미온적 대응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그에 대한 재신임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논문 표절 의혹까지 불거지자 결국 물러나게 됐다

그의 표절 의혹은 지난달 5일 연방 하원이 아이비리그 대학교의 유대인 혐오 여론과 관련해 개최한 청문회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게이 총장은 청문회에서 유대인 학살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발언이 대학 윤리 규범 위반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하버드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답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게이 총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해 같은 논란에 휩싸였던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엘리자베스 매길 총장은 나흘 만에 사임했다.

매길 총장이 물러나자 게이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도 거세졌지만, 하버드대 이사회는 그의 유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보수층은 그의 반유대주의 관련 입장뿐 아니라 논문 표절 의혹까지 제기하며 압박을 이어왔다. 그의 과거 논문에서 인용 표시가 불충분한 부분이 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당초 하버드대는 “몇 가지 부적절한 인용 사례를 발견했지만, 하버드의 연구 부정행위 관련 기준을 위반한 건 아니다”라고 두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새해가 된 뒤 추가로 표절 의혹이 공개되자 하버드대도 두 손을 든 것으로 보인다. 연방 하원 청문회 이후 한 달 만에 두 명의 아이비리그 총장이 사퇴하게 된 셈이다.

미국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인 게이 총장은 2000년 스탠퍼드대 정치학과에서 교편을 잡은 뒤 2006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7월 386년 학교 역사상 첫 번째 흑인이자 두 번째 여성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5개월여 만에 임기를 마치며 개교 이래 최단 총장직을 지낸 것으로 기록됐다. 한편 하버드대는 앨런 가버 교무처장을 임시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하버드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을 때 하마스 테러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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