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김광현, SSG 후배 투수들과 오키나와 미니캠프 시작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용띠 해'를 맞아 반등을 노리는 김광현(35·SSG 랜더스)이 후배 투수들과 함께 '오키나와 미니 캠프'를 연다.
김광현은 3일 SSG 후배들인 이로운(19), 신헌민(21), 백승건(23), 오원석(22), 이기순(20)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총 6명의 SSG 투수는 21일까지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오키나와 미니캠프'는 왼손 투수 5명으로 꾸렸는데, 올해는 오른손 투수 이로운과 신헌민이 합류했다.
김광현은 출국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훈련 멤버를 정해보라'고 했다"며 "지난해 1월에는 선수가 나 포함 5명이어서 '캐치볼 파트너' 짝이 맞지 않았다. 올해는 투수 6명이어서 훈련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아무리 편하게 대해도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선배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나와 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나는 지도자들이 짜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하는 세대였다. 후배들은 알아서 몸을 관리하고, 훈련 일정도 짠다. 이런 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오히려 배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김광현은 후배들의 체류비를 지원한다. 항공료는 각자 부담하지만, 김광현은 숙박과 식사 등 후배들의 체류비를 책임지기로 했다.
빅리그 출신 김광현과 함께, 금전적인 지원까지 받으며 비활동 기간 훈련을 하는 후배들은 "정말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인다.
김광현은 2023시즌 성적을 아쉬워했다.
2022년 SSG는 KBO리그 최초로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종료일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하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해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 3번 연속 패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2022년 정규시즌에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역투했던 김광현도 2023년에는 어깨 통증 등에 시달리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김광현은 "답지를 밀려 쓴 느낌"이라고 2023년을 돌아보며 "2022년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총 184⅔이닝을 던졌다. 이어달리기하는 기분으로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했다. 3월 WBC에서 내 성적도, 한국 대표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이후 답지를 밀려 쓴 것처럼 정규시즌도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김광현이 가장 아쉬워한 경기는 NC와의 준PO였다.
그는 "5전 3승제 준PO에서 1승도 하지 못하고 패했다. 2차전 선발로 등판한 내가 부진(3이닝 5피안타 4실점)한 것도 준PO 패인 중 하나였다"며 "너무 아쉽고, 죄책감까지 느꼈다. 지금도 팬들과 동료들에게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아쉬움을 남긴 김광현은 미니캠프 훈련 강도를 지난해보다 높일 생각이다.
김광현은 "2023년 SSG가 전반기에는 선두 다툼을 했지만, 후반기에 밀렸다. 후배 중에 여름 이후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낸 투수도 있다"며 "체력 훈련 강도를 높이고, 투구 수도 조금 더 늘릴 생각이다. 코어 훈련도 많이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은 '청룡의 해'다. 1988년생 '용띠' 김광현은 "2024년에는 후회 없이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158승을 거뒀다. 2승을 추가하면 역대 4번째로 160승을 채운다.
이후 161승을 거둔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넘어, KBO리그 통산 승리 3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김광현은 "일단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발판을 놓는 게, 2024시즌 목표"라고 했다.
김광현이 '후회 없는 2024시즌'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SSG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후배 투수들이 '시작'을 함께 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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